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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모 |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2동

 

경향신문이 ‘10대가 아프다’ 기획에 이어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실태를 다룬 기획을 연재 중이다. 두 기획 모두 우리가 몰랐던 학생들의 생활모습을 알게 해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보수 신문과 달리 경향신문은 약자인 청소년과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그런데 이번 기획은 접근 방식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아이들을 통제해야 한다는 식의 맥락을 가진 것 같아 불편하다.

창의력의 시대, 혁신의 시대라며 아이디어와 독창성을 강조한 것도 한참 전 일이다. 그러면서도 교육은 늘 낡고 진부했다. 교과서나 매스미디어에선 톡톡 튀는 천재, 과감한 혁신가를 칭찬하지만 그건 거기서의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정석대로, 판에 박은 듯이 가르친다. 거기서 벗어나는 듯한 행동을 하면 금방 말세니, 요즘 애들 문제니 한다.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살펴보고 있다. ㅣ 출처:경향DB

물론 카톡을 통해 친구를 따돌리고 고통을 주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요즘 아이들만 친구를 왕따시키는지, 카톡과 스마트폰이 없었을 땐 왕따 현상이 없었는지, 스마트폰만 없으면 수업 분위기가 좋아지고 부모와 대화도 많이 하게 될지 말이다.

문제의 본질은 스마트폰이 아니다. 나도 대학 시절 강의 중에 스마트폰을 많이 만졌지만 단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지금은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친구들과 카톡을 하는데 마치 친구들과 한자리에서 보는 느낌이라 더 재밌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스마트폰을 많이 만지는 것과 어른들이 우려하는 사태는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경향의 기획기사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만질 수밖에 없는 사회적 맥락은 없을까 하는 점을 함께 짚었더라면 좋았겠다. 스마트폰의 폐해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가정, 학교, 사회가 제공하는 원인보다 크겠는가.

정치인이나 기업인은 비난을 받으면 화려한 수사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럴 만한 재주가 없다. 경향신문이 이런 아이들을 위한 대변자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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