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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세먼지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미세먼지의 국내외 기여도, 배출량, 건강피해 등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과 영향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의문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하고, 정부 정책의 추동력을 약화시킨다. 결국 문제에 대한 진단이 더 정확해져야 한다.

미세먼지의 복잡성은 배출과 농도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특히 최근 불거진 초미세먼지나 오존오염 문제는 과거처럼 배출정보만 알아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들은 주로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거쳐 2차적으로 생성된다. 배출-농도 사이에 화학이 들어가면 둘의 관계가 매우 복잡해진다. 배출과 농도는 비선형관계가 된다. 배출을 줄여도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야 농도 개선 효과가 두드러지게 드러날 수 있다. 또한 배출 지역이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배출-농도의 복잡한 관계식을 풀기 위해 종합관측조사를 실시해 왔다. 3차원 공간에서 배출물질, 생성물질, 산화제, 배출원 지시자 등을 동시에 측정하여 이들의 관계를 추론해 가는 것이다. 탐정이 조각난 단서를 통해 범인을 찾아가듯이 연구자들은 관측 자료들의 퍼즐 조각들을 맞춰 전체 그림을 완성한다. 

그러나 종합관측조사는 대형 항공기, 첨단 측정기기, 수치 모델, 위성 등 대형 연구 인프라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동안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선진국은 2차 세계대전 중 육안으로 전투기의 위치를 확인해주는 비행운에 대한 연구를 필두로 80여년의 항공 관측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은 하늘을 나는 실험실인 대형 관측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KORUS-AQ’라는 한·미 대기질 공동조사를 수행했다. NASA는 대형 관측 항공기를 활용해 1980년대부터 대기화학 실험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연구자들에게 ‘KORUS-AQ’는 대형 관측 항공기와 첨단 측정기기를 동시에 운용하며 우리의 대기를 정밀 진단해 본 소중한 경험이었다. 200개의 오염물질을 동시에 측정하는 대형 비행기 DC-8 1대, 위성시뮬레이터를 탑재한 소형 비행기 1대, 미세먼지 조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소형 비행기 1대가 투입됐고, 국립기상과학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보유한 관측선도 참여했다. 전국 32곳에 원격탐사 장비가 설치됐고, 130개 연구그룹의 580명 한·미 과학자들이 종합관측 작업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국내 미세먼지 중 70% 이상이 2차 생성되며, 국내외 오염원이 약 5 대 5 수준에서 기여하고, 국외 미세먼지는 지면 가까운 고도로도 장거리 이동하는 게 가능하며, 이산화질소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이 낮게 산정되고 있다는 점 등 국내 미세먼지에 대한 새로운 진단이 쏟아졌다.

이제 우리는 2차 국제 대기질 관측조사를 앞두고 있다. 내년 초 한국에서 예비관측을 시작으로, 본관측이 2022년과 2023년 겨울철에 아시아를 무대로 펼쳐질 것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미국과 유럽의 연구자들이 함께 국내는 물론 아시아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물론 2차 관측은 1차 관측 결과를 토대로 얻은 궁금증을 해소해야 하는 한층 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서해상이나 야간 등 그간 관측의 사각지역 및 시기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1차 관측과 달리 그간 우리 역시 연구 인프라를 갖췄다는 희소식이 있다. 이제는 중형 관측 항공기와 스모그 체임버(대기오염물질의 광화학반응 생성과정 실험 장치)를 갖췄고,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의 발사도 앞두고 있다.

금번 관측조사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세계적 수준에서 규명해 국민들이 가진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정책의 과학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아시아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을 높이고 친환경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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