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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광장, 거리 곳곳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흉물스러운 조형물을 보노라면 그 제작 의도와 취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게 적지 않다. 일부 도시에서는 조형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전체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비의 0.7% 이상을 들여 공공조형물을 설치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출연해야 한다. 예술가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시민이 좀 더 예술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일부는 도시의 흉물로 전락해버린 느낌이어서 원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먼지로 뒤덮여 있거나 녹이 슨 채 방치되고 있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아 생뚱맞아 보이는 작품도 있고, 작품 설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조형물도 적지 않다. 없느니만 못한 일부 조형물은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이러한 조형물이 과연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예술품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조형물에 대한 지자체의 심의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며, 건물 준공 막바지에 심의가 들어오면 준공일자에 맞추기 위해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설치와 준공검사가 끝나면 행정적인 개입도 어려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한다.

조형물의 상당수가 시민으로부터 외면받거나 방치돼 있다. 법 취지를 살리면서 조형물 난립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공공조형물의 무분별한 설치의 차단, 체계적인 건립 기준 마련, 엄격한 사후 관리 등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이미 설치된 조형물 중에서 적합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조형물의 폐기에 대한 논의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필요가 있다.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공공조형물이 우리 앞에 다시 친근하고 품격 있게 오래도록 서 있어 주길 바란다.

김은경 전업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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