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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전보다 1도 상승했다. 수많은 매체와 논문, 학술지에서 이 ‘1도’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것도 그럴 것이 하루에도 기온이 10도 이상 오르내리는 일교차나, 계절별로 한여름과 한겨울의 기온 차가 30도 이상 나는 경우를 본다면 평균기온 ‘1도’의 상승은 아주 미미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기온 1도의 상승은 체온 1도 상승과 맞먹는다. 체온이 37도인 사람에게 1도가 오르면 38도가 된다. 열이 나고 아픈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지구의 1도도 마찬가지다. 지구는 지금 열이 나고 아픈 상태인데, 우리가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과 같다.

실제 하루에도 10도 이상의 기온 변화가 있고, 겨울과 여름 사이의 기온도 30도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처럼 차이가 나더라도 1년이 지나면 한 바퀴 돌아 평균기온은 제자리를 찾는다. 지구가 받는 열과 내보내는 열이 같아져 열수지 평형이 이루어지며,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작년이나 올해나 엇비슷한 값을 보인다. 지구는 주기적으로 알아서 기온의 균형을 맞춰 왔다. 그런데 지구의 시간으로 보면 찰나에 불과한 100년에 너무나 빨리 균형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보면, 지난 100년간 연평균 기온이 1도 올랐다는 말은 올해 1월1일이 100년 전 1월1일보다 1도 높다고 할 수 있으며, 매일 누적하면 1년 총 누적으로 365도가 높은 것과 같다. 평균점수와 총점의 차이와 같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날은 기온이 높고, 어떤 날은 기온이 오히려 낮을 수도 있으니 매일 1도가 높을 수 없다. 그래서 1년 중에 1월만 기온이 높아지고, 다른 날에는 모두 100년 전 기온과 같다고 가정했을 때, 1월 평균기온은 12도가 높고, 1월 하루하루는 12도가량 높은 것이 된다. 이처럼 지구 기온의 1도 상승은 실제로 어느 특정 달의 평균기온을 10도 이상 높일 수 있으며, 이는 계절이 바뀔 수 있는 큰 숫자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우리가 몸소 겪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월 서울의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7도로, 1920년 1월 서울 평균 최저기온인 영하 12.7도보다 11도 높았다. 지난해 1월은 여느 겨울과 달리 유난히 따뜻해, 겨울 스포츠나 이벤트 행사는 거의 할 수가 없었다. 겨울 얼음낚시 행사는 얼음이 얼지 않아 사실상 축제를 열지 못한 것과 다름없었다. 평균 1도의 차이가 가져온 결과이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기온 상승이 1.0도 아니라 1.5도라면 어떻게 될까? 단순한 0.5도가 아니고 산술적으로 지금보다 50% 증폭된다고 볼 수 있다. 겨울에는 100년 전보다 18도가량 오를 수 있다, 단순히 0.5도 상승이 아니고 계절 개념이 바뀌게 된다. 1도 상승은 100여년에 걸쳐 진행되어 왔지만, 0.5도 상승은 앞으로 20년 후인 2040년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보다 기온 상승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도 상승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우리는 사계절 유무부터 너무 긴 여름과 겨울, 빈번한 위험기상으로 계속 고통받을 것이다. 1도의 충격, 아니 365도의 충격에 대한 대비책, 아니 방지대책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박광석 |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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