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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9일과 10일 강원 화천의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많은 언론이 이번 ASF 발생 원인을 멧돼지 혹은 멧돼지 관리 소홀에 맞추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계속 발생해왔고 화천은 감염 개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양돈 농가에서의 ASF 발생 원인을 야생멧돼지로 돌리고 멧돼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점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방목형 돼지 농가를 제외하고는 멧돼지에서 집돼지로 직접 전파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밀폐형 돈사에서 사육하는 우리나라 양돈 형태상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직접 전파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외부 환경에 있던 바이러스를 돈사 내부로 유입시킨 전달자는 누구일까? 새나 작은 동물들에 의한 가능성도 있지만, 사람에 의한 유입 가능성이 가장 크다. 특히 사람과 가장 접촉이 많은 모돈사의 경우 더욱 그렇다.

외부로부터 돈사 내로 유입을 막는 농가 차단방역이야말로 ASF로부터 양돈 농가를 지켜내는 가장 핵심적 부분이다. 여기에 허점이 있으면 외부의 바이러스가 언제든 농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이번 화천 사례와 같이 양돈 농가로 ASF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농가의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고 허점을 보강해야 한다. 핵심적인 것은 부각하지 않고 멧돼지만 탓하고 있다가는 소 잃고도 외양간을 못 고치는 우를 범하기 쉽다.

코로나19가 삶을 위협하고 있어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 코로나19 전파를 막을 수 있다. ASF도 방역 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강하면 이 무서운 질병으로부터 농가를 보호할 수 있다.

헝가리에서는 2017년 이후 야생멧돼지로부터 5000건 이상 ASF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가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결국 멧돼지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농장에 대한 철저한 차단방역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영석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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