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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자원산업이 발전한 나라가 아니다. 석탄산업이 호황을 이루고 광부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만든 일등 공신이다. 그러나 자원 가격이 안정화한 1980년대 이후부터 자원산업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에너지 및 광물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요 자원 수입액을 보면 석유 1014억달러, 가스 271억달러, 석탄 182억달러, 철광석 229억달러, 구리 579억달러, 알루미늄 70억달러, 니켈 10억달러 등 모두 2355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총수입액 5432억달러의 43.4%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우리 경제에서 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막대한 자원을 수입해 공장을 돌려 지난해 총수출액 6011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한 자원을 가공하여 다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자원의 수출액은 석유 447억달러, 철강 352억달러, 구리 490억달러 등 모두 1345억달러다. 전체 수출액의 22.4%를 차지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정유회사, 철강회사, 제련회사를 가지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국제자원시장은 경기와 자원 생산동향 같은 자원 보유국의 정책에 따라 자원 가격이 큰 폭으로 등락을 보이는 매우 불안정한 시장이다. 1980~1990년대만 해도 원하는 자원을 세계 각국에서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 힘들여 개발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몇 배의 값을 치러도 구할 수 없는 자원도 있다.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에 뒤처진 것이 우리 자원산업의 현실이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는 그동안 땀흘려 확보한 해외 유망 광구 26개를 헐값에 매각하고 말았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대가는 혹독했다. 2008년부터 자원 가격이 급등하자 여기저기서 후회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필요 자원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자원 확보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다. 외환위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이미 확보한 자원 개발사업들을 내실화하면서 미래를 위해 신규 투자를 늘려 나가야 한다.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 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얻은 노하우와 그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쌓은 자원부국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최근들어 주요 광물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15일자 런던국제금속거래소(LME) 비철금속 가격정보를 보면 t당 구리는 35.50달러, 아연 7.0달러, 텅스텐 195달러, 니켈은 60달러 떨어져 각각 5690달러, 2262달러, 1만6880달러, 1만599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조선, 철강산업에 많이 쓰이는 철광석의 가격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7월21일 125.77달러에서 8일 기준 94.12달러로 하락했다. 중국의 건설부문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철광석 가격은 80달러 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 자원확보의 적기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등장한 중국의 희토류 카드나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규제 조치도 결국 자원 확보와 기술 개발 싸움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자원 개발을 통한 자원 확보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자원 개발에서 한번 실기(失機)하면 10년 후 땅을 치는 법이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야 할 때다.

<강천구 |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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