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이강훈 한국도로공사 부사장의 반론은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

첫 번째 팩트 체크다. 이 부사장은 도로공사의 요금수납 자회사 설립이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인 양 말했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은 무분별한 외주화의 폐해를 제거하기 위해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되, 업무의 전문성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 예외적으로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것이다. 법원은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나 외주업체 소속 요금수납원들의 사용자는 도로공사라고 판단했다. 이 부사장은 요금수납 자회사를 고속도로서비스 전문기관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급조한 인력공급 용역회사일 뿐이다.

두 번째, 이 부사장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비추면 향후 기술 발전 등으로 기능조정이 예상되는 요금수납원은 정규직화 예외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수납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또한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거짓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산업수요·정부정책의 변화 등에 따라 기능조정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업무”로서 “기능조정 사유로는 산업수요의 변화, 누적 영업적자로 인한 국민 부담 증가, 해외시장 진출 등 신규시장 역량 집중 등”으로 명시돼 있다. 요금수납 업무는 이 세 가지 사유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기능조정 사유는 고속도로 이용자가 없어져서 요금수납 업무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될 때를 의미한다. 고속도로 요금수납 업무는 도로 사용이 무료가 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세 번째, 스마트톨링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요금수납 업무는 없어지므로 직접고용 대상 업무가 아니라는 것도 거짓이다. 스마트톨링 도입은 기술수준(영상인식, 과적단속 등) 보완과 개인정보 보호 등 관련 법률(유료도로법, 도로교통법 등) 개정이 전제돼야 하며, 2022년 이후에나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더구나 하이패스도 최근 5년간 미납요금이 2000억원에 육박한다. 미납요금 담당 인력도 필요한 데다 현금수납 차로도 전부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톨링 도입 후에도 수납인력은 적정인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도로공사 스스로도 밝힌 바 있다. 

네 번째, 이 부사장은 “민주노총의 주장은 노사합의와 근로자들의 자율의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수납원들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했으며 이를 대표하는 노조위원장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도로공사가 주장하는 ‘노사합의’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배반해 탄핵된 노조위원장에 의한 ‘가짜 합의’일 뿐이다. 또한 도로공사는 자회사를 거부하는 노동자들에게 직접고용되면 수납원으로 일할 수 없고 조무원(청소, 도로정비, 졸음쉼터)으로 채용하겠다고 압박했다. 일상적인 고용불안이 내재화된 비정규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회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도로공사는 달라져야 한다. 이런저런 거짓말과 꼼수로 공기업으로서의 의무를 회피한다면 국민의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파견법을 위반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법원의 명령도 거부한다면 그 피해를 국민이 떠안게 된다. 도로공사는 직접고용 의무를 더는 회피하지 말고 정상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

<박순향 |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