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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택시업계는 자가용 카풀과의 전쟁으로 고귀한 기사들의 순직 등 희생을 감수하며, 겨우 오전·오후 2시간의 타협과 법률 개정으로 조용해지나 했다. 그러나 ‘타다’ 등 유사택시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고, 개인택시 기사의 순직과 고발사태를 거치며 혼돈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17일 국토교통부의 ‘택시제도 개편방안’ 발표로 수습국면에 이르러 서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면서 언론과 소비자들의 관심도 멀어졌다. ‘타다’의 불법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잠잠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타다’ 등은 택시제도 개편방안으로 오히려 정부로부터 면죄부를 얻은 양, 서울 도심에서 여전히 영역을 확장해왔다. 결국 지난달 28일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인 VCNC 박재욱 대표가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AI) 혁신기업 규제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는 갑론을박 중이다.

되돌아보면, ‘타다’는 개인택시 기사의 죽음과 그간의 불법행위에 대해 한마디 사과의 말도 없었다. 그래도 택시업계는 시민들의 새로운 교통수요에 부응하고, 시민과 택시업계가 모두 원하는 합리적인 방안의 도출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국토부의 실무기구회의에 ‘타다’의 참여를 묵인해주었다. 그러나 ‘타다’는 지난 9월26일 국토부의 택시제도 개편방안 실무기구 2차 회의에서 국토부가 제안한 여러 의제들에 대해 반대하면서, 특히 면허총량제 내에서의 허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타다’ 측은 현재의 택시업계 실상과 문제점을 제대로 알고 이러는 것일까? 먼저 기존 택시를 살펴보면, 택시면허대수가 25만대(개인 16만5000대, 법인 8만5000대)로 포화 상태다. 따라서 택시면허총량제는 기존 택시업계나 정부의 고육지책이며, 심지어 국민의 세금으로 택시의 숫자를 줄이는 감차사업을 벌이고 있다. 렌터카도 80여만대가 등록돼 포화상태다. ‘타다’는 결국 포화상태의 렌터카들이 택시업계로 진출하는 탈출구인 셈이다. 렌터카는 여행자 등이 승용차를 빌려 타고자 할 때, 영업소에서 임차해 사용하는 자가용이다. 예컨대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갈 때 이용하려고 고급 승용차를 빌린 신랑이 운전하기 곤란하거나 11인 이상의 여행객이 승합차를 빌렸지만 승합차를 운전할 사람이 없을 때, 렌터카 영업소에 부탁해 대리기사를 불러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되고 있다. ‘타다’는 이러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렌터카인 ‘타다’ 차량에 기사를 선탑시켜 거리를 활보하며 승객을 태우고 택시영업을 하고 있다. ‘타다’를 검색어로 치면 ‘택시’가 검색될 정도이다.

그렇다면 ‘타다’의 승객은 대형 ‘고급 택시’의 승객일까? ‘타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당연히 “고급 택시의 승객으로서 보험혜택도 완벽하겠지”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니다. 렌터카 서비스를 받는 경우 승객과 그 일행이 사고를 당하면 대인배상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벌어질 수 있다. ‘타다’ 약관상 임차인 등은 승낙피보험자이기에 영업용 택시의 승객이 무한보장을 받는 것과는 다르게 보장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타다’ 측은 무한배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대법원 판례를 보면 렌터카보험의 원리상 면책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 백번 양보해서 ‘타다’가 보험사와의 이면계약으로 보장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그건 보험처리가 아니라 ‘타다’라는 회사가 별도의 비용으로 보상하는 것이기에 대형사고가 발생해서 회사가 곤란에 처할 경우 이용자 보호에 큰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간단히 말하자면 ‘타다’가 실제로는 영업용 택시사업을 하면서 렌터카라고 우기다 보니 승객에 대한 보험처리 문제에 있어 스텝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善意)로 포장되어 있다”는 서양 격언을 곱씹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검찰 기소 처분에 대한 논란보다는 정부의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가 입법화될 때까지 ‘타다’도 택시 운송을 자진 중단하고, 국회도 예산국회에서 여야가 합심해 경제민생법안인 ‘택시개편법률’의 입법을 완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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