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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하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129.6%로 지난해 동기 대비 5.6%포인트 높아졌다. 보험업계는 손해율이 높아진 원인으로 일명 ‘문재인 케어’로 인한 비급여 증가를 들고 있다. 문재인 케어는 2017년 8월 발표 이후 2022년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이 정책을 통해 지난 2년간 국민 약 3600만명이 2조2000억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보험회사는 왜 이렇게 손해 보는 실손보험 상품을 계속 팔고 있는 것일까? 현재 실손보험 손해율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산출방식과 달리, 실제 받은 보험료에서 관리비, 수수료, 광고비 등과 같은 부가보험료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산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손해율 130%라면 보험료 100원을 걷어서 130원을 지급한 게 아니라, 부가보험료를 뺀 70원, 80원을 지급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부가보험료 규모(범위) 또한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납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방식, 즉 지급률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차보험 방식으로의 변경이 필요하며, 그 내용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손해율이라는 용어는 이해하기 어렵고 보험회사가 만든 자의적인 계산방식으로,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지급률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케어’로 인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올라간다고 지속해서 주장하는 의도는 뭘까? 보험사가 손해율 인상을 들먹이는 것은 보험료 인상을 위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손보험의 보장범위는 건강보험의 법정 본인부담금뿐만 아니라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를 보장하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실손보험의 보장범위가 과다치료, 과잉진료 및 비급여 이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수의 병원에서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비급여 항목’을 이용해 실손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 비급여 항목인 백내장 수술을 권유하며, 수술비 부담으로 망설이는 환자에게 실손보험이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키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인 것이다.

보험회사의 보험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문재인 케어’ 때문이 아니라, 잘못 설계된 실손보험 상품구조가 핵심 원인이다. 잘못된 상품 설계 등으로 인한 문제의 책임을 보험료 인상으로 가입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실손보험의 반사이익을 반영해 실손보험료 6.15% 인하를 유도한 바 있다. 내년에도 ‘문재인 케어’가 실손보험 손해율에 미치는 반사이익 등을 반영해 실손보험료가 조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분석(2018)’ 연구에 따르면 일부 풍선효과를 고려하더라도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될수록 민간보험사의 지급금은 7.3~2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 급증은 문재인 케어가 아니라 잘못된 상품 설계 및 과다치료, 과잉진료 등 다양한 요인 때문이다. 또 실손보험은 건강보험과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금융상품으로만 관리되고 있다. 이제 투명하지 못하고 자의적인 손해율 산정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국민의 전체적인 건강 보장, 보건의료 관점에서 민간의료보험의 관리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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