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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들이 진료를 접고 의대생은 시험을 거부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대한 반대가 이유였다. 얼핏 대립하는 듯 보이나 갈등의 근본은 같다. 보건의료의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 차이다. 과잉 진료와 이윤 경쟁을 조장하는 의료의 영리적 사유화가 초래한 경상의료비 증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에 이르러 재정 파탄을 경고한다. 최다 병상을 갖췄지만 인력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치료했다. 하지만 부족한 시설, 인력난과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젊은 의사들에게 미래가 안 보인다. 수익에 급급한 병원에 들어가거나 이미 과포화된 개원가에서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 의사 수만 늘리면서 지역주민도 외면하는 병원에 의무복무라니, 생각하기도 싫다.

의사와 정부의 목표는 다르지 않다. 공공성 높은 국가보건의료체계의 정립이 그 답이며 젊은 의사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제대로 만든 공공병원 확충이 그 출발이다. 2018년 정부는 전국 70곳에 지역책임의료기관을 선정하고, 공공병원 신·증축 의지를 밝혔고 이미 10곳이 넘는 지역에서 새 병원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역대 최다로 편성한 2021년 예산안 중 공공병원 확충 몫은 한 푼도 없다.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의지가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예산을 세우는 데에는 난관이 많다. 경제성 확보가 필수 조건인 예비타당성조사의 높은 문턱은 돈 되는 진료만 하라는 주문에 진배없다. 살림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공공병원이 필요하므로 지자체에 의존하는 설립 및 운영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또한 신축하는 공공병원은 그동안 만들어온 어설픈 병원이 아니라 앞으로 100년을 쓸 미래의 병원으로 제대로 지어야 한다.

이제는 코로나19를 넘어 미래를 준비할 때다. 복지는 비용이 아닌 “고수익 투자”라는 대니얼 튜더의 말을 기억한다. K방역처럼 우뚝 설 한국 보건의료의 앞날을 위한 멋진 공공병원 확충에 정부, 국회와 국민의 열망이 모이길 간절히 기대한다.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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