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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가 태백청소년수련관을 포함해 5개 청소년수련시설을 노인복지재단에 위탁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서 일하는 청소년지도사들은 태백시의 조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지도사들은 청소년시설을 차라리 태백시가 직영하라고 주장한다. 청소년시설은 지자체 직영이 아니라 청소년전문단체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그동안의 청소년계 주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왜일까. 

이는 태백시의 무성의한 청소년시설 투자에 기인하고 있다. 그동안 이 청소년시설들을 위탁 운영해 온 한 청소년단체가 연간 1억원 이상의 적자 운영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2018년 위탁 운영을 스스로 포기했을 정도다. 

시설이 노후화되어 곰팡이에 누수, 녹물이 나오고 석면 내장재가 드러나며 중앙난방시설의 샤워실 라디에이터가 얼어터져 폐쇄하는 지경인데도 태백시의 시설 투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탁단체인 비영리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이를 개선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엄두도 못 낼 형편이니 태백시가 직영해야 시설의 안전과 환경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청소년지도사들의 주장이다.  

태백시는 올 초 4번의 위탁기관 공모에도 사실상 아무도 응모를 하지 않자 처음에는 직영하려고 추진했다. 그러고선 난데없이 노인복지재단에 위탁하려고 추진 중인데 직영에서 위탁으로 선회한 이유는 사실상 청소년지도사들을 공무직으로 전환하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 

태백시가 자신들이 출자한 태백복지재단에 청소년시설을 위탁하려는 근거는 2017년 공포된 행정안전부 소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다. 여기에 ‘지자체 출자·출연 기관은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대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청소년활동진흥법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시설을 위탁할 경우에 “청소년단체”에 위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난 2014년도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여성가족부와 전국 지자체에 청소년시설 위탁은 시설관리공단이나 종교단체 등이 아니라 청소년단체에 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당시 153개 지자체 중 50%가 넘는 곳이 임의로 조례를 만들어 청소년단체와 상관없는 곳에 청소년시설을 위탁하는 것은 상위법인 청소년활동진흥법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출자·출연 기관은 아무 곳이나 다 맡아서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노인복지재단이 무슨 청소년육성 업무를 한다는 말인가. 대충 놀아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청소년육성에 대한 공무원들의 천박하고 무지한 인식을 드러내는 태백시 사례를 보며 터져나오는 탄식을 참을 수 없다.

<이영일 |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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