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고독사 5명 중 1명이 장애인이며 장애인 고독사는 전년도에 비해 80%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사회문제가 드러났다. ‘2018년 장애인 무연고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고독사한 장애인의 장애유형은 지체장애가 52.2%를 차지해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혼자 지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보여줬다. 이 문제를 가장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의 연령 제한을 폐지하는 것이다.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65세부터 노인 장기요양급여로 전환되는데 이 서비스는 하루 4시간이 전부여서 나머지 20시간은 혼자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장애인계에서 활동지원서비스 연령 제한 철폐 요구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온 박명애씨는 47세에 장애인야학을 통해 공부한 후 장애인운동가가 되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제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어 다시 집 안에 갇혀 살아야 한다며 장애인 활동지원 연령 제한의 폐해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17일 한 장애인매체에는 ‘거기 누구 없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많은 공감을 유발했다. 글쓴이는 시골에서 상경해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여 전문직 직업까지 가졌으나 결혼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 뺑소니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갖게 된 한미순씨다. 그는 사고로 건강과 사랑, 미래의 꿈 모두를 잃고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면서도 사람다워지고 싶어서 타자봉을 입에 물고 한 자 한 자 글을 써서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 또한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가 되었다. 그렇게 35년을 살며 많은 이들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야 한다는 희망을 주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어 온전히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살아야 하기에 그에게는 활동지원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연령 제한으로 서비스가 끊겨 먹지도, 배설하지도, 특히나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전화를 받지도 걸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텐데 그것은 그냥 죽으라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물론 요양원으로 가는 방법은 있다. 하지만 그는 “65세 이후에도 살아 있는 삶이고 싶다”고 호소하며 계속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싶은 삶을 소망한다. 그것이 허영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되면 장애인의 삶은 한순간에 또 다른 장벽에 부딪히게 되고 그러다 고독사로 이어질 것이 뻔한데 정부가 왜 이토록 잔인한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활동보조사라는 공공일자리도 창출한다. 내년에는 활동보조사 일자리가 7만8261개로 확대된다고 하니 약 8만명이 장애인으로 인해 일자리를 얻게 된다. 65세 이상 장애인에게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게 한다면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테니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정부는 65세 생일이 사형선고일이 된다는 장애인계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비장애인은 65세 이후 노인만 되지만 장애인은 65세 이후 노인이 될 뿐만 아니라 장애도 그대로 유지되기에 활동지원서비스를 나이로 종료시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65세 이후의 활동지원서비스 수급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 

고독사할 위기에 빠진 고령장애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정치적 범죄 행위다.

<방귀희 |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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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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