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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일 행복주택 시범지구인 서울 가좌지구를 방문했다. 서 장관이 행복주택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행복주택 건설이 주민 반대와 용지 부족, 건설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토부는 최근 다급해졌다. 서 장관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대국민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날 방문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국토부 내에서조차 “왜 하필이면 가좌냐”는 푸념이 새나왔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목동이나 잠실 지구를 갔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가좌지구는 오류지구와 함께 행복주택에 대한 주민 반대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과다 건설비 논란이 벌어지면서 공사에 들어가지 못했을 뿐 사업 추진에 별 무리가 없다. 장관이 가든 안 가든 잘될 지역이다.

 

(경향DB)

국토부가 지난 5월 말 발표했던 수도권 7개 지역 중 가좌, 오류 지구를 제외한 5곳은 지구지정조차 못하고 있다. 올해 1만가구 인허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철도유휴부지 등 국공유지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 반대가 있는 곳까지 제외하면 행복주택은 5년간 짓기로 한 목표의 절반인 10만가구도 건설하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목동이나 잠실은 피해 가는 곳이 아니라 정면돌파해야 할 곳이다.

서 장관의 주민 면담 내용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서 장관은 “보육시설이나 도서관 등을 만들어 주거환경이 한층 좋아질 것”이라고 주민 설득에 급급해했다. 가좌지구의 문제는 과다한 공사비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장관이 주민에게 현실을 설명하고 기대치를 낮추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했다.

주무부처 장관의 방문은 단순히 홍보용이 아니다. 현장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풀기 힘든 문제를 주민에게 직접 읍소해 설득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진정성을 보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서 장관의 가좌지구 방문으로 행복주택 사업 여건이 나아진 것은 없었다. 서 장관의 방문이 “한가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박병률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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