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 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정현종(1939~)

떨어진 공은 바닥을 탕, 탕 치며 다시 튀어 오른다. 용수철처럼 튀어 가볍게 떠오른다. 빠르게 그리고 힘이 넘치면서. 둥근 공은 쓰러져 몸져눕지 않는다. 늘 금방이라도 활동하겠다는 태세다. 어떠한 삶의 파도에도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자세다. 생명의 불을 꺼뜨리는 일이 없다. 살아보겠다는 의지의 동력을 잃지 않는다. 둥근 공의 빛나는, 충만한, 싱싱하고 힘찬 기운을 상찬하면서 시인은 공을 “탄력의 나라의/ 왕자”라고 멋지게 명명한다. 우리의 마음도 이 “탄력의 나라”에 살았으면 한다.


우리는 새봄의 계절에 다시 피어난 산수유나무 노란 꽃들을 보면서 강한 탄력을 느낀다. 봄은 살아 숨쉬고, 얼굴에 몸에 의지에 활기가 돌고, 탄력이 좋다. 쇠하거나 새들새들해지는 법이 없다. 김이 식는 법이 없다. 봄이 곳곳에서 공처럼 튀어 오르고 있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봄을 보았으면 한다.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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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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