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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1심에서 대부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조사를 저지하려 한 행태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참사 이후 5년여 만에 박근혜 정부 인사들의 책임을 물은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재판부가 상당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들도 집행유예를 받는 데 그친 점은 실망스럽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막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왼쪽부터)이 25일 1심 선고가 내려진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서울동부지법은 25일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징역 2년에 집유 3년,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은 징역 1년6월에 집유 2년을 선고받았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대통령비서실과 해수부 장차관의 권력을 동원해 각종 회의를 진행하거나 공문서를 작성·배포하는 등의 조직적 형태로 이뤄졌다”며 “결과적으로 특조위는 뒤늦은 시점에 구성돼 방해와 비협조에 시달리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활동을 마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권력기관의 정치적 공세가 특조위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진상규명이 저해된 모든 책임을 피고인들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했다.

선고 직후 세월호 유가족들은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느냐”며 오열했다고 한다. 5주기가 지나도록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고 안타깝다. 법원도 인정했듯이 특조위는 최종보고서조차 작성하지 못한 채 2016년 9월 해산됐다. 뒤이어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도 선체 인양의 성과를 내기는 했으나 침몰·구조 실패의 원인은 규명하지 못한 채 지난해 8월 활동을 종료했다. 현재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304명이 희생되고, 그 가족 수천명이 비탄에 빠졌으며, 수많은 시민이 고통을 겪은 전대미문의 비극이다.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넘어간다면 유가족은 물론 공동체 전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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