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꺼내든 것이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다.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를 공격하기 위해 30년 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까지 악의적 프레임을 덧씌워 소환했다. 황교안 대표는 “국가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는 게 말이 되는 얘기냐”며 조 내정자의 사노맹 관련 이력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무장봉기’ ‘폭발물 제조’ ‘무기탈취’ ‘자살용 독극물’ 등 공안 조서에나 등장하는 피 묻은 언어들을 쏟아내며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명색이 제1야당 대표가 독재시대 민주화운동을 억압하고 민주인사를 탄압하던 5공 공안검사의 저열한 인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걸 확인하는 것 같아 참담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황 대표의 ‘사노맹 사건’ 주장은 사실관계부터 잘못됐다. 조 내정자는 황 대표의 지적과 달리 사노맹에 ‘몸담았던 사람’이 아니다. 사노맹 부설 연구기관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을 뿐이다. 1994년 법원은 당시 조국 울산대 교수에 대해 사과원에 가입해 활동했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가입죄 등을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노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형을 선고한 것이 아니다. 황 대표가 ‘무장봉기’ ‘폭발물’ 등을 조 내정자에게 연결시키는 것은 당시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도 반한다. 더욱이 1994년 국제앰네스티는 사노맹 관련자들을 ‘불공정한 재판을 받았거나 가혹행위를 받은 정치범 및 양심수’로 규정하고 조 내정자를 ‘올해의 양심수’로 선정했다.

황 대표가 무시무시한 ‘국가전복 조직’으로 묘사한 사노맹조차도 시비될 것이 없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 산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민주헌정 질서 확립에 기여했다’며 사노맹을 민주화운동 일환으로 재평가했다. 이는 사노맹이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고자 만들어진 민주화운동의 한 부류로 평가받고 복권됐음을 뜻한다. 광주시민을 총칼로 학살하고 권력을 찬탈한 군부독재에 맞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싸운 것은 기리고 자랑할 일이지, 매도되거나 반성할 일이 결코 아니다. 참회할 사람은 독재에 부역하며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자신의 안위만 챙겼던 ‘공안검사 황교안’이다. 오로지 정쟁 때문에 민주화를 위한 희생과 노력을 폄하하고, 국가공권력의 피해자들을 좌익 용공으로 낙인찍어 공격하는 구태정치는 퇴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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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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