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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4일 본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의결정족수(재적 3분의 2)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14명만 참석하고 야당 의원들은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 헌법은 개헌안 표결을 ‘공고 후 6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어 이번 개헌안을 다시 표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권 초 개헌 논의에 부정적이던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이번에는 청와대가 앞장서 개헌을 주도했음에도 살리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

개헌 불발은 개헌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따진 정치권의 정략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가 실시되면 지방선거에 불리할 것이란 계산에 따라 반대로 일관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회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일방적으로 개헌안을 내놓고 야당을 압박만 했지, 이견을 좁히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1년 반 가까이 개헌논의를 이어오면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 개헌특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가 한목소리로 내세운 공약이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청와대와 여야는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6월 개헌이 무산되며 개헌의 동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개헌 자체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1987년 이후 31년간 그대로인 헌법을 시대 변화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은 온 시민의 요구이다. 시민의 기본권 강화와 참여 확대, 지방분권, 권력구조 개편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선거연령 18세 인하와 소수자 및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제 확대 등 선거제도 개편은 개헌과 상관없이 추진해야 할 정치개혁 과제이기도 하다.

비록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개헌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한국당은 ‘6월 개헌안 발의, 9월 개헌’을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6월30일까지 교섭단체 간 국민 개헌안을 만들고 반드시 완수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도 대통령 개헌안 무산이란 현실을 받아들이고 개헌 청사진을 다시 짜기 바란다. 개헌이란 국가 대사(大事)는 여야 간 협의와 협치 없이는 불가능하다. 여야는 정치공방을 중단하고 6월 안에 국회 단일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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