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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29일 강남의 한 사립여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해보니 이 학교 교무부장이 재학생인 두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당사자와 교장, 교감 등 3명을 중징계하라고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감사 결과 교무부장은 지난해부터 두 딸이 속해 있는 학년의 중간·기말고사 총 6차례 시험지를 검토·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그는 공개된 장소에서 1분밖에 문제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실제로는 고사담당 교사가 자리를 비울 때 장시간 시험문제를 검토한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부장이 시험지를 유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 측이 시험 출제를 감독하는 교무부장의 두 딸이 신입생으로 입학한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종전대로 업무를 맡긴 것은 명백한 학업성적관리지침 위반이다. 이 학교에서는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하니 교장 등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번 감사도 전교 59등과 121등이던 자매가 다음 학기에서 2등과 5등, 문·이과 1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라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교장·교감에게 책임을 물어 마땅하다. 정답이 바뀐 시험문제에서 두 딸이 정정 이전의 정답을 적어낸 경우가 11번 있었다는 점도 수상하다. 서술형 문제에서까지 정정 전 정답과 상당히 유사한 답을 써낸 것은 시험문제 유출 의심을 더한다.

교육청이 수사를 의뢰한 만큼 경찰은 시험지 유출 여부를 밝혀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달 서울시내 전체 중·고교를 대상으로 점검한 뒤 시험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학생과 교직원 부모를 분리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현행 입시 제도와 교육현실이 근본 원인이다. 과도한 내신 경쟁을 억제하지 못하는 한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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