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고교 1년생 아들을 자신의 논문 공저자로 올렸던 서울대 교수가 경찰의 내사를 받자 사직한 일이 있었다. 이 교수는 아들이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도 계속해서 자기가 쓴 논문의 제1저자 또는 공저자로 등재했다. 부자가 ‘함께 쓴 논문’은 43편이나 됐다. 이처럼 자신의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대학교수는 한둘이 아니었다. 정부 연구비를 받아 해외 부실학회에 참석하고 꼼수로 논문을 발표한 교수도 수백명이나 됐다. 땅에 떨어진 교수들의 윤리의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07년 이후 교수들의 자녀 공저자 논문 등재 및 부실학회 참가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교수 맞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조사 결과 서울대·포항공대·가톨릭대 등 대학교수 87명이 자신의 논문 139건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렸다. 이 중 12건은 자녀의 기여가 없는데도 공저자에 올렸다고 교육부는 확인했다. 공동등재 논문이 자녀의 대학입시에 활용됐는지는 더 조사해야 하지만,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또 최근 4년간 90개 대학에서 교수 574명이 800회 넘게 해외 부실학회에 참석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대부분은 국가 지원연구비를 펑펑 쓰며 부실한 논문으로 연구실적을 부풀렸다. 이게 과연 학문상아탑에서 일하는 교수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 

(출처:경향신문DB)

교육부는 자녀를 논문의 공동저자로 올린 교수나 해외 부실학회 참석 교수에 대해서는 연구사업 참여제한, 연구비 환수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 연구부정이 많은 대학은 특별조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대학 연구윤리 확립과 연구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구부정 행위자는 최대 10년간 국가 연구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며 연구비 부정 사용 시 형사고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연구 부정을 막을 수 없다.

이참에 대학과 교수에 대한 정부의 평가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 대학의 연구·개발비는 연간 수조원대에 이르지만, 논문 실적을 기준으로 연구자를 지원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교수들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부실논문, 공저자 논문들을 양산하고 있다. 논문 이외에 번역, 서적 출간 등으로 평가 기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학문을 연구하고 후속세대를 양성하는 교수들이 양심적이고 책임 있는 연구문화 조성을 위해 앞장서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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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