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상에는 30대 남편이 베트남 출신 부인을 주먹과 발, 소주병으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옆에는 두 살배기 아들이 있었다. 피해 여성은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평소에도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해당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은 미쳤다”고 적었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

우리나라에서 국제결혼은 매년 전체 혼인의 7~11%를 차지한다. 대부분 여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국 출신 부인의 국적은 베트남이 27.7%로 가장 많았고, 중국(25.0%), 태국(4.7%) 순이다. 이제는 어디를 가도 결혼이주여성을 마주치는 게 낯설지 않다. 농촌 남성 열 명 중 네 명꼴로 외국 여성과 결혼한다는 통계도 있다. 덕분에 해체 위기에 있던 농촌 사회가 다시 활력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데도 우리 의식과 정책은 이에 발맞춰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인인 베트남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남성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가정폭력 등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몇 해 전에도 베트남·중국 출신 여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살해된 비극이 있었다. 2017년 국가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이주여성들은 남편에게 종속적인 처지를 느끼거나 가부장적 문화를 강요당할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국내에 특별한 연고 없이 좁은 사회관계망 속에 갇혀 있어 가정폭력 등이 외부로 알려지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반짝 관심을 갖고 말 게 아니라 조기 발견, 지원 시스템 구축 같은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 의지할 데 없는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은 더 엄하게 처벌할 필요도 있다.

외국인 이주자와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엄연히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된 지 오래다. 국적과 인종, 피부색에 따라 인권이 달라질 수는 없다. 저출산 고령화로 외국인 노동자는 더 늘어나고 국제결혼 증가로 인한 이주여성도 더 많아질 것이다. 1960~1970년대 한국인들은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 등으로 나가 일한 기억이 있다. 지금은 워킹홀리데이 등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이주해 살고 있다. 2018년 기준 해외동포의 수가 734만명이다. 우리 동포들이 해외에서 어떤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지 생각하고, 그대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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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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