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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2일 지면기사-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각각 대검 차장과 반부패부장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당사자들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얘기로 조 장관에게 보고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위가 어떻든 적절치 못한 행동이 분명하다. 

지금은 법무장관과 그 가족들이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받는 전례없는 상황이다. 살얼음판 같은 예민한 시기에 사소한 오해라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무부 간부들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특별수사단’처럼 검찰총장이 별도의 수사 지휘를 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는 독립된 수사팀을 구성하자는 뜻이었다고 하는데, 이번과는 경우가 다르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당시 대검 간부들도 의혹에 연루돼 있었기 때문에 대검 지휘 라인을 배제했던 것이다. 가뜩이나 법무부와 검찰 간 대립이 우려되는 마당에 양측 모두 의혹을 증폭시키거나 시민들에게 불안을 주는 일이 없도록 언행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조 장관은 취임 뒤 첫 지시로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구성하고 개혁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전날 취임사에서는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 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당연한 얘기다. 통제되지 않는 검찰권 축소와 분산을 법과 제도를 통해 실현시켜야 할 책임이 조 장관에게 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임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 장관은 가시적인 성과를 시민 앞에 내놓음으로써 이런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검찰도 갈 길은 분명하다.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를 한 치 빈틈없이 진행해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불법사실이 있으면 엄정하게 의법 조치하는 일이다. 검찰은 청문회 전 무리한 압수수색과 피의사실 공표 의혹 등으로 수사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검찰 수사가 무리하고 정치적이란 인상을 준다면 수사결과는 정당성과 명분을 얻을 수 없고 국민적 비판에 부닥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검찰개혁을 내세운 장관과 그를 수사하는 검찰은 지금까지 상상도 못해온 모습이었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의 공정 가치와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를 위해서는 장관과 검찰이 각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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