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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무장지대(DMZ) 일부 지역이 포함된 ‘DMZ 평화둘레길’ 3개 코스를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대상 지역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유해발굴 등 긴장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고성·철원·파주 등 3곳이다. 이 중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는 동부전선의 고성 코스가 우선 개방된다.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인 화살머리고지의 GP와 도라산전망대 인근 파주GP 등 DMZ 구간이 포함된 중부 철원과 서부 파주 코스는 유엔사령부와의 협의를 거쳐 개방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DMZ 내 철책선 통문을 넘어선 GP 지역까지 시민에게 개방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이번 평화둘레길 개방은 의미가 각별하다. 고성, 철원, 파주는 한반도의 3대 축선에 해당되는 군사적 요충지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통로로 이용됐고, 남북이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격전지이다. 지난해 남북관계 정상화 이후 군사적 긴장완화 작업이 추진되면서 전쟁의 비극이 서린 지역들이 민간에 개방될 정도로 평화가 다져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가족, 친지들과 함께 DMZ 내 오솔길을 걸으며 분단현실을 체감하고 평화정착 의지를 굳건히 하는 평화교육 현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한반도 긴장완화 작업은 시민들의 참여가 뒷받침될 때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평화둘레길 개방을 환영한다.

다만 평화둘레길 운영에서 무엇보다 유념할 것은 시민들의 안전이다. DMZ 내 지역은 남북한 군의 수색조가 정기적으로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곳인 만큼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 또 DMZ 내에 설치된 남북 GP 간 거리가 1㎞ 안팎에 불과한 데다 남북이 서로 중화기를 배치하고 있어 우발적인 사고가 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부가 당초 철원, 파주 코스까지 이달 말 함께 개방하려다 신변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감안해 DMZ 내에 진입하지 않는 고성 코스만 우선 운영키로 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다. 

정부는 평화둘레길을 개방하기 전에 북한 군당국과 안전대책에 대해 면밀히 협의할 것을 당부한다. 정부는 평화둘레길이 개방되는 이달 말 이전에 북한 군당국과의 협의를 완료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시민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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