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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나라 살림살이가 걱정이다. 쓸 데는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예상보다 모자라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총수입이 정부안보다 13조6000억원 모자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나빠 세금을 예상대로 거두기 어렵고, 세외수입으로 잡은 공기업 지분매각 수입도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서다. 올해 세수도 목표치보다 6조원 모자랄 것으로 예상했다. 세법개정으로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를 비롯해 세금을 많이 감면해준 탓이다. 


정부로서는 이래저래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세수가 모자라면 나라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범칙금, 과태료, 벌금을 더 많이 거두려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법무부와 같이 힘 있는 기관들은 내년 범칙금과 같은 세외수입 목표를 크게 높여 잡았다. 이들 정부 기관이 잡은 범칙금, 과태료, 벌금 목표는 3조7000억원에 이른다. 올해보다 4000억원, 12% 더 늘려 잡은 것이다. 경찰청은 과태료, 경범죄 범칙금 규모를 1조원 가까이 늘려 잡았다. 교통 경찰관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신호위반이나 속도위반 차량에 더 많은 ‘딱지’를 떼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도 과태료 목표를 올해보다 49% 늘어난 6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행위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법무부는 벌금과 몰수금, 과태료 목표를 1조9000억원 가까이 늘려 잡았다. 


경찰이 교차로 꼬리물기, 정지선 위반 등 기초질서 위반 운전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출처; 경향DB)


범칙금, 과태료, 벌금을 마구 늘려 나라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런다고 해서 얼마나 나라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겠느냐 싶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어려운 자영업자나 서민, 중소기업들이 고통을 받기 쉽다. 세수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세금을 늘리는 방안을 본격 논의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고소득 전문직이나 역외 탈세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다. 정면돌파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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