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은 정치 문제다. 검찰이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니다.” 여기서 ‘그런 것’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 정당한 입법절차를 유린하며 ‘동물국회’를 자행한 패스트트랙 사건을 가리킨다. 명백한 위법행위를 저질러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 한국당 의원들이 으레 내놓는 방어 차원의 공세가 아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 꺼낸 ‘신상 발언’이다. 여 위원장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로 보임됐던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회관 사무실에 감금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수사를 받는 대상이 수사기관에 대고 “수사하지 말라”고 다그치는 해괴한 꼴이 국정감사장에서 버젓이 벌어진 셈이다. 게다가 당사자는 검찰과 법원을 소관으로 하는 국회 법사위원장이다. 법사위원장의 지위를 이용해 검찰을 겁박한 ‘수사 외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부정하며 국회를 유린한 불법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경찰·검찰의 수사를 거부한 데 이어 이제는 수사 중지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여 위원장은 패스트트랙 사건 수사 중지가 검찰개혁이라는 황당한 논리까지 폈다. 입법부의 법사위원장이 이토록 법을 우습게 여기니 그들만의 ‘법치’ 주장이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다.

여 위원장은 이러한 ‘수사 외압’ 발언을 문제 삼는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아 있네. XX 같은 게”라고 욕설까지 했다.법사위원으로서 소속 위원장이 엄정한 사회권을 행사하기는커녕 ‘신상 발언’을 이용해 자신이 포함된 수사를 하는 기관에 노골적으로 회유·압박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문제 삼는 건 응당한 대응이다. 여 위원장은 ‘욕설’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흥분한 건 사실이다.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진정성을 찾을 길이 없다. 여 위원장의 편파와 월권은 ‘조국 인사청문회’ 등에서도 봤듯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욕설에 대해서는 사과했다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자신이 고발된 사안에 대해 검찰에 수사중단을 요구한 월권 대목이다. 그것만으로도 ‘법치’ 관련 기관을 소관으로 하는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자격 상실이다. 여 위원장은 그렇게 ‘패스트트랙 수사’를 항변할라치면 법사위원장을 내놓고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출두해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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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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