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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정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고 총리실이 13일 발표했다. 이 총리는 22일 출국과 함께 오후 즉위식에 참석한 후 2박3일 동안 일본에 머물며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난다. 청와대는 “(한·일관계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이 한·일관계 개선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1년 동안 악화일로인 양국 관계가 이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회복의 길로 들어설지 주목된다.

이번 일왕 즉위식은 1990년 11월 아키히토(明仁) 일왕 즉위식 이후 29년 만에 있는 일본의 국가적 경사이다. 한국을 대표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한·일 양국의 뜻이 맞지 않아 이 총리가 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즉위식에 참석하는 50여개국 대표와 개별 회담을 하는데, 이 총리와도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아베 총리와 이 총리가 회담하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우선 대법원 징용판결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 최고위 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대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 총리는 언론인 시절 도쿄특파원을 지내고 국회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을 역임해 일본에 대한 이해가 깊다. 일본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만나왔다.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데다 최고의 일본통인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수행한다. 양국의 관계 개선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 양국 간 갈등은 일본이 한국의 3권분립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이 총리는 이를 이해시켜야 하고, 일본은 열린 자세로 경청해야 한다. 현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어렵다면 최고위층 간 관계 개선 의지라도 확인해야 한다.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해 한·일관계가 당장 개선되기를 바라기는 쉽지 않다. 아베는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어겼다며 한국이 먼저 갈등을 푸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한국 측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면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다음달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시행과 더불어 징용피해자 측이 배상을 현금으로 받아내기 위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 한·일관계가 파국적 상황에 이르기 전에 양국은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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