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명연장을 허가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안전성과 관련해 새로운 문제점이 제기됐다. 수출국인 캐나다 안전기준(R-7)뿐만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기준에도 부적합하다고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과미래,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안전성에 대한 기존 쟁점마저 해소되지 않은 마당에 새로운 문제점까지 제기됐으니 더욱 황당하고 불안한 노릇이다.

원안위의 계속운전 심의 과정에서 끝내 해결되지 않았던 쟁점은 캐나다 정부가 체르노빌 사고 후 원자로 냉각재 상실 사고에 대비해 격납용기 안전장치를 강화토록 한 안전기준인 R-7을 월성 1호기에 적용하느냐 여부였다. 같은 캔두형 중수로인 월성 2~4호기에는 이 개선된 안전기준이 적용됐지만 이전에 설계된 월성 1호기에는 적용하지 않은 점을 일부 원안위원이 문제 삼은 것이다. 원안위는 우리가 따로 자체 규정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어 R-7을 준수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IAEA 기준조차 만족시키지 못한 결정이었던 셈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과 울산지역 사회단체들이 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민이 위험하다”면서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출처 : 경향DB)


IAEA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설계압력을 그대로 적용해서 격납용기 누설시험을 하도록 요건을 강화했다고 한다. 설계압력보다 낮은 압력으로 누설시험이 가능한 R-7보다 오히려 엄격해진 규정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는 IAEA 기준으로 격납용기 누설시험을 할 경우 월성 1호기는 사용후핵연료 방출조의 물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빠져나가게 돼 아예 시험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원자력 규제기관은 후쿠시마 사태 이전부터 설계 압력을 적용해서 격납용기 누설 시험을 해왔고 방출조가 격리벨브로 차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이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그 파장이 간단치 않다. 정치권과 환경·법률가단체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법적 효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수명연장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표결을 강행한 이은철 원안위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도 검토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안전성이 의심되고 문제투성이인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벌써 후쿠시마와 세월호의 교훈을 잊을 수는 없다.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