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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한국 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8~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국 정부 아동인권협약 이행 국가보고서 심의에서 위원들은 “한국 공교육의 목표는 오직 명문대 입학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동권리협약의 내용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우리 교육의 문제를 정확히 꼬집은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정부 대표단과 별도로 제네바에 동행한 ‘유엔아동권리협약 한국 심의 대응 비정부기구(NGO) 연대’(이하 NGO연대)의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 위원은 “한국 교육은 아동의 잠재력을 십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만이 목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한국 정부는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 교육의 목표란 과연 무엇이냐. 아동을 통해 돈을 벌려는 것인가, 아니면 아동이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심의에서는 선거연령 등 아동의 정치 참여권 보장, 스쿨미투, 체벌과 징계권의 남용 등 아동인권 전반을 다뤘다. 아동의견 존중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화할 계획이 있는지, 선거연령 낮추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고 한다. 유엔 아동권리위는 다음달 3일 한국에 대한 권고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이후 1996년 1차, 2003년 2차, 2011년 3·4차에 이어 이번에 5·6차 심의를 받았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원동력으로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한국 교육의 성과가 장시간의 억압적 교육과 과도한 사교육이라는 허약한 체질 위에 쌓아올린 위태로운 탑이라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고, 급기야 국제사회로부터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따끔한 지적까지 받게 됐다. 이미 ‘고비용 저효율 교육’의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변화의 출발점은 ‘교육이란 과연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눈가리개를 씌우고 입시와 출세라는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경주마의 질주와 채찍질은 이젠 멈춰야 한다. 정부와 교사, 부모와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교육은 1%, 10%의 아이들에게만 미래를 향한 좁은 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닌, 모든 아이들에게 인생을 안내하고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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