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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1일 지면게재기사-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정부를 대표하여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 총리의 참석이 확정되지 않았다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일왕 즉위식 참석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문 대통령의 방일 의사 타진에 일본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즉위식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와 만난다고 하니, 그가 이 총리와 만나면 정상회담에 버금가는 회담이 될 것이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도쿄특파원과 국회 한일의원연맹 수석 부회장을 지낸 일본통이다. 지금도 일본 측 인사들을 부단히 만나고 있다. 이 총리의 방일에 주목하며, 이를 계기로 양국 간 갈등에 출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배상 판결 후 한·일관계는 1년 사이에 급속도로 악화됐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한일협정으로 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정부 간 합의를 어겼다며 수출규제 강화로 보복했다. 한국 정부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법원 판결에 개입할 수 없다는 객관적 사실을 일본은 무시했다. 이후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선언해 갈등이 깊어졌다. 일본의 무역보복 후 양국의 피해 양상은 당초 일본의 계산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에는 차질이 없는 반면 일본은 한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소재·부품·장치 수급을, 일본 관광업소들은 막대한 추가 피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 총리는 “일본이 무역보복 조치를 철회하면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일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 당국 간 갈등을 풀려는 노력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최근에도 국회에서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거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이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을 풀려는 태도가 아니다. 이대로 가면 오는 11월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가 시행되고, 징용 피해자들이 배상을 현금화하기 위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양국 관계는 돌이키기 더 어려워진다. 양국은 한국 고위급 인사의 일왕 즉위식 참석을 반드시 관계 복원의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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