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나 저숙련 노동자는 일이 바빠 직업훈련을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2019’ 보고서를 보면 한국 자영업자와 정규직 노동자 간 직업훈련 참여격차는 28.7%포인트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7번째로 높았다. 격차가 클수록 정규직 대비 자영업자의 직업훈련 참여도가 낮다는 의미다. 직업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60.2%)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저숙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다른 한편으로 장년층의 경우 훈련의지는 조사대상 회원국 가운데 손꼽히게 높았으나, 실제 참여도는 낮았다. 이 역시 생계 활동으로 인한 시간부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직업훈련을 포함한 직업 재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경제 침체로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동차나 조선산업 등도 구조조정의 바람을 맞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심하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는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향후 15~20년 사이 현존 일자리의 14%가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직업훈련 문제가 일부 자영업자나 저숙련 노동자에 국한된 사안이 아닌 것이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청년들,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정규직 노동자도 은퇴한 뒤에는 결국 맞이해야 하는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은퇴연령은 49.1세로 유럽의 국가들에 비해 10년 이상 빠르다. 그만큼 직업훈련이 더 필요하다.

물론 사회안전망 확충도 중요하다. 실업구조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업구조보다는 직업훈련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한 대책일 수밖에 없다. 직업 재교육을 받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취업을 해도 임금이 낮고 신분도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재교육이 가장 필요한 이들이 직업훈련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정부는 다양한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물론 급변하는 미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일자리가 복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래를 위해 직업훈련 방식 전반을 평가하고 틀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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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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