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인 27일 6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사용자위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다. 최저임금액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도 못한 채 심의 시한을 넘기면서 2020년 최저임금 결정은 속절없이 늦어지게 됐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파행은 전날 5차회의 때 시작됐다. 사용자위원들이 최임위에서 ‘전업종 동일 최저임금’과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가 표결로 통과되자 이에 반발해 회의를 보이콧한 게 발단이었다. 그러나 사용자위원들의 보이콧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최저임금은 지난 30년간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돼 왔다. 또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과 수당이 포함되는 것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시간급과 함께 월 환산액을 표기해 고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사용자위원들은 표결에 참여해 놓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퇴장하는 비민주적인 태도마저 보였다.

최임위가 심의기한을 넘기고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어느 해보다 어려워 보인다.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일찍부터 신경전을 벌여왔다. 사용자 측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을 들어 동결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노동자 측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이를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논거와 통계 수치를 들이대고 있다. 현재로서는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수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생활에 안정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임금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또 노동자 가구의 소득을 높여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많은 나라에서 최저임금을 노동시장 개선과 불평등 완화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들에 대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은 최저임금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시한인 8월5일에 맞추기 위해서는 7월 중순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숙의해도 시간이 부족한 마당에 최임위의 파행은 볼썽사납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제의 엄중한 취지를 되새겨 회의에 복귀해야 한다. 노동자위원들도 최저임금의 단기적 인상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 전망을 갖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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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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