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1일 시행에 들어간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출발부터 난항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강사 신규 채용 공고를 완료한 학교는 전국 대학 328곳 중 106곳(32.3%)에 불과하다. 대학 3곳 중 2곳 이상이 강사 채용을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다. 일부 대학의 강사 채용 방식을 놓고 불만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2학기 수강신청에 들어갔지만, 강사채용이 늦어지면서 폐강 등 학습차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강사법은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최소 1년 이상 임용보장과 함께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시행을 앞두고 대학에서 강사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강사 대량해고’를 예고했다. 실제 올 1학기에만 ‘해고 강사’가 1만5000여명, 폐지된 강의가 6000여개나 됐다고 한다. 강사법 시행 후에도 상황은 다를 것 같지 않다. 강의 선택권이 줄어든 학생들이 받는 피해도 문제지만, 강의 배정을 받지 못한 강사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갓 박사학위를 딴 신진학자들이 강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은 개인뿐 아니라 학문후속세대 단절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손실이 작지 않다.

대학에서 강사 수를 줄이는 것은 돈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강사법 시행에 2965억원이 들어간다고 추산하지만, 정부가 강사법 시행을 위해 올해 투입하는 예산은 288억원이 전부다. 교육부는 대학 재단의 적립금을 강사 임금으로 전용할 것을 요구하지만,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조치 등으로 전용할 예산이 없다고 맞서는 상태다. 

개정 강사법은 강사의 신분 안정과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대학·강사·정부의 합의에 의해 마련됐다. 제대로 안착된다면 대학 교육제도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강사법을 연착륙시키고 시행 과정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정부는 강사법 시행에 따른 소요 예산을 파악해 추가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대학은 강사 구조조정에 앞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강사법 시행을 계기로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문사회·기초학문 분야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은 절실하다. 국가 차원에서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학술전담기구 설립도 고려해야 한다. 학문 연구와 후속세대 양성을 기업화된 대학에만 맡길 일은 아니다.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