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1일 베이징에서 만났다.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 외교 사령탑이 회동해 양국 간 갈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은 양국 간 갈등 해소의 돌파구를 마련하리라는 기대와 달리 평행선을 달렸다. 두 장관은 35분 동안 기존 입장만 확인한 뒤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다만 양국이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 8월 22일 (출처:경향신문DB)

이번 회담은 3년마다 열리는 정례회의이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 용의를 밝힌 8·15 경축사 이후 양국 간 갈등이 누그러지는 듯했다. 지난 1일 두 장관이 방콕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에서 냉랭하게 돌아설 때와 달리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갈등 해소의 실마리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시한(24일)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제외 조치 시행일(28일)을 앞둔 상황이라 양측이 부담을 느낄 법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도 서로 물러설 여지가 없을 만큼 경직돼 있다는 점만 확인했다. 다만 양국이 외교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로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소득이다. 한·일 외교 당국 간 대화를 복원시켰다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일본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고노 외무상이 회담 직후 일본 언론에 ‘지금이야말로 교류가 필요하다’며 외교 당국 간 대화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한·일이 갈등할 요소는 앞으로도 많다. 당장 GSOMIA 재연장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닥쳤다. 일본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 정부는 GSOMIA 폐기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르면 22일 협정 폐기 여부를 발표할 수 있다고 한다. 미·중 무역갈등 등 여러 요인이 중첩된 결과이지만 일본의 7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특히 대한국 수출은 6.9% 떨어졌다. 한국의 7월 수출 실적도 11% 줄었다.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당장 구체적인 소득이 없더라도 양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갈등을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안보 분야와 정치권, 민간 등 기존의 교류 채널들을 적극 활용, 접촉면을 유지·확대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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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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