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실종된 10대 김모군은 자발적으로 이슬람 테러집단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군이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을 시도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그제 발표했다. 충격적인 일이다. 그동안 이슬람권과 거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외로운 늑대’인 자생적 테러리스트 발생 가능성이 작다는 통념은 사실상 무너졌다. 이와는 별개로 정부는 김군의 소재와 IS 가담 여부를 파악하고, 가담했다면 구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가 설령 테러집단에 가담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는 우리 국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사건 전개 과정에서 드러난 당국의 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김군이 묵었던 터키 호텔직원이 현지 한국대사관과 총영사관에 전화로 실종 사실을 알리려 했으나 두 곳 다 연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바람에 현재 대사관 측은 실종 사흘 만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재외공관이 제1원칙인 국민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다. 국내에서의 당국 대응도 안일했다. 김군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IS에 합류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고, 3개월 이상 공지했지만 아무도 그의 일탈을 막지 못했다. 정부는 김군에 대한 IS 가담 용의자 작성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터키 정부는 입국을 막지 못했다. IS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에서 조직원을 모집하고, 유혹에 넘어가 가담자가 급증하는 현실을 경시한 탓이다. 한국이 테러 집단의 사이버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지난 10일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국경 도시 킬리스에서 실종된 한국 국적 김모군이 투숙했던 호텔 전경. _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외견상 철없는 10대의 개인적 일탈이다. 하지만 양극화나 청년실업, 개인화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지는 않은지 면밀히 따져볼 일이다. 김군은 터키로 출국하기 전 페이스북에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며 현실에 대한 불만 심리를 드러냈다. 이처럼 사회적 불만을 가진 개인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다른 사회나 구성원들에게 쉽게 전파할 수 있는 현실을 테러세력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모방 행위도 염려된다. 김군의 트위터에 팔로어가 2배 이상 급증하고, “나도 IS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다고 하니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테러집단이 연계된 사이버공간에 대한 감시 활동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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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