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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정부가 의료협회,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빗장을 걸어 잠그고 방역망을 강화했었다면 우한 코로나는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다.”

3월28일 미래통합당 대표 황교안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윗글은 미래통합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우한 코로나’라는 시대착오적 명칭을 쓰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안타까운 일은 코로나19를 물고 늘어지는 게 그들의 유일한 선거전략이라는 점이다. 현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데는 나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 감염을 확산시켰고, 코로나19가 곧 종식된다는 대통령의 발언도 적절치 못했다. 종주국인 중국을 제외했을 때 우리나라가 한동안 확진자 수 1위를 달렸으니, 황 대표가 ‘아몰랑 코로나19!’ 전략에 올인한 것도 이해는 간다. 그는 이런 생각을 했을 법하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차기 대선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는 거야. 으하하하….’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여러 나라의 확진자 수가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뒤늦게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한 미국은 확진자 14만명을 넘어 종주국인 중국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정부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저 나라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그래도 대처를 잘한 거네?’ 3월3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52.6%에 달하며, 총선 여론조사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죄다 선전하고 있다. 2주 남짓한 기간이 남아 있으니 그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미래통합당의 승리는 비관적이다. 위기에 몰린 황 대표는 지난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던 김종인을 선거 사령관으로 영입했지만, 자신의 정적에게 사정하는 모양새가 영 구차해 보이는 데다, 81세의 고령인 김종인이 뭘 얼마나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쯤 되면 황 대표의 선거전략은 실패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이 보기에 지금의 미래통합당은 전쟁에 버금가는 국가적 위기에서 정부 비판만 하고, 민생 부문에서마저 초당적인 협력을 안 하는 당에 불과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난기본소득 같은 대책을 미래통합당이 먼저 제시했다면 어땠을까? 아무리 현 정부가 경제에 무능할지라도, 국민이 미래통합당을 현 집권당을 대체할 수권정당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사정이 이렇다면 처절한 반성이 뒤따라야 하지만, 황 대표는 대권에 대한 욕심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무리수를 뒀고, 자신들의 위성정당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망신을 당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한물간 이슈인 중국인 입국 금지에 매달리는 걸 보면, 개선의 여지도 없다고 봐야 한다. 

사실 황 대표는 운이 제법 따른 정치인이다. 시작은 ‘두드러기’였다. 하필 입대를 앞두고 두드러기가 도져 병역이 면제됐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 특출난 이력도 없이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이 된 것도 운이 좋았다고 봐야겠지만, 그가 국무총리가 된 데는 그보다 더한 운이 따랐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들을 계속 낙마시켜 국민의 피로감이 쌓여갈 때 총리로 지명된 이가 바로 황교안이었으니 말이다. 그 후 어마어마한 운이 그에게 찾아오니, 그건 바로 헌정사상 딱 한 번밖에 없는 대통령의 탄핵&파면이었다. 총리가 된 이가 별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게 대부분이건만, 황 대표는 무려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리에 오른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지만, 그는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하는 등 민심의 반대편에 섬으로써 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다. 그래도 권한대행을 하면서 이름을 알린 덕에 아직도 대권후보로 미약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에게 매력을 느껴 지지하는 사람을 난 아직까지 만난 적이 없다. 

정치인 황교안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이 정도로 기회를 받았음에도 이룬 게 없다는 건 능력이 없다는 얘기고, 그 결과가 국회의원 당선마저 위태로운 작금의 현실이라고. 물론 그가 잘한 일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19대 대선 때 했던 황교안의 불출마 선택은 그나마 평가할 만한데, 욕심은 그만 내려놓고 20대 대선에서도 같은 선택을 해주길 권한다. 그래야 정권교체를 바라는 절반 가까운 국민이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까.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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