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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걱정 없는 사람 없습니다. 먹고살 걱정에 자식 걱정, 학비 걱정, 진로 걱정, 할 일 산더미라 걱정, 다들 한두 가지씩 매일 걱정과 함께 살아갑니다. 

하지만 때로는 엄청난 걱정이라 잠도 안 오고 밥맛 잃고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도 있습니다. 퀭한 눈에 푸석한 얼굴, 초조한 태도로 그저 노심초사입니다. 텔레비전에서 와하하 개그맨이 웃겨도 멍하니 딴생각이고, 산해진미 앞에 두고 젓가락 쥔 손이 식탁 아래로 맥없이 떨어집니다.

지나친 걱정은 해롭기만 하다는 속담 ‘걱정이 반찬이면 상발이 무너진다’가 있습니다. 

걱정이 태산이면 나오는 한숨을 어쩔 수 없죠. 밥 한 술 떠먹고 반찬 집으려다 젓가락 탁 휴~, 국물로 밥 삼키고 또 젓가락 들려다 어깨 축 휴~ 나중에는 무엇 때문에 걱정인지조차 잊은 채 기분의 수렁 속에서 허우적댑니다. 속 시원히 털어놔주면 좋으련만, 구들장 꺼져라 혼자 한숨만 쉬고 있으니 바라보는 사람도 한숨 나옵니다. 

“상 꺼지겠다….” 그만 젓가락 들고 걱정을 내려놓으라 팔 추켜주지만, 젓가락 끝은 여전히 반찬 위를 서성입니다. 상판 꺼지고 상다리 무너지도록 한숨만 쌓이지요. 끼니 거르고 불면의 밤을 보낸들 한숨으로 무엇 하나 바뀔 리 있을까요? 

지나친 걱정은 지능을 원숭이 수준까지 떨어트린다고 합니다. 근심과 불안에 잡아먹히면 걱정이 걱정이고, 해결의 실마리 어른거린들 눈앞 캄캄해 못 보고 못 잡아냅니다. 

종이 한가운데 ‘걱정’이라고 쓰고 동그라미 치십시오. 옆으로 가지 뻗고 ‘왜?’라고 쓰고 또 동그라미로 마감합니다. ‘… 때문에’ ‘도와줄 사람은?’ ‘어디서 구하지?’ 떠오르는 대로 마구 곁가지 뻗어봅니다. 

밥상 책상 앞에서 한숨 쉬면 복 나가고 답 없습니다. 엉클어진 머릿속 대신 한눈에 보이도록 종이 위로 생각 한 상 쭉 차려봅시다. 한숨 대신 생각 나와야 답이든 뭐든 나오지 않을까요?

<김승용 | <우리말 절대지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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