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헛바람 들어 주식이나 다단계, 사업을 하겠다고 설칠 때 옛사람이라면 어떻게 에둘러 일렀을까요. “바람 가는 데 구름 가는 법이야.” 깜냥 모르는 바람(望)이 헛바람이듯, 잡으려는 그 구름도 뜬구름이라는 뜻이지요. “뭐야, 당연하잖아” 하며 말에 든 뼈를 못 알아채는 어리석은 타인이라면 굳이 내 시간 써가며 만류할 것도 없겠지요. ‘바람 가는 데 구름 간다’는 속담은 ‘바늘 가는 데 실 간다’처럼 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원래는 ‘헛바람 가는 곳에 뜬구름도 간다’였을 것입니다. 상처받지 않게 넌지시, 지나가는 말처럼 일러주려 생략했겠지요.

바벨탑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상징하지만 그런 바벨탑조차 깊은 바닥부터 하나하나 구름 위로 쌓아올린 것입니다. 높은 산에라도 힘써 올라야 구름을 만납니다. 하지만 이 바닥 차고 힘껏 뛰면 잡힐 것도 같습니다. 어린이는 구름이 잡힐 것 같아 헛손질합니다(어리다와 어리석다는 같은 말입니다). 끝 모를 열망이든 남 따른 욕망이든, 혼자 해낼 수 있다면 뭐가 대수겠습니까. 그러나 많은 열망엔 불만이 따라붙습니다. 조금만 도와주면 성공할 수 있는데…. 주위에 섭섭한 가슴을 칩니다. 그렇게 애면글면 사업한다고 형제 재산과 부모 노후자금에 집까지 들어먹고, 다단계에 빠져 가족을 오로지 회원 머릿수로 봅니다.

바람이 조바심칠수록 구름은 거의 손에 잡힐 듯 떠갑니다. 보란 듯한 뜬구름 따는 간짓대와 바지랑대로 주위를 써먹습니다. 제바람에 넘어져도 조금만 길었다면, 계속 남 탓이지요. 안중에 제 욕망뿐인 높바람은 바람벽마저 쓰러트려 모두를 의지가지없게 합니다. 구름은 원래 잡히지 않습니다. 움켜쥐면 안개처럼 손가락 사이로 새나가니까요. 구름을 옳게 갖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하늘같이 너르고 빈 사람이 되면 붙잡지 않아도 구름이 탐스럽게 담깁니다.

<김승용 | <우리말 절대지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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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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