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뉴스 유통 구조가 포털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현실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는 데 동의한다. 애초 뉴스가 헐값으로 포털에 제공되면서 언론사가 주도권을 상실한 것부터가 문제였다. 포털이라는 무한경쟁의 장에서 뉴스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을 배반해 어뷰징을 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포털의 뉴스선택 기제인 알고리즘이 선정성을 부추기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런 비판이 있으니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번 새누리당의 포털 편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과녁을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야당에 대한 기사보다 훨씬 많아 편향적이라고 한다. 기사 제목 분석만 가지고 기사의 긍정 부정을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포털이 편향적이라는 결론에 이르기에는 고려해야 할 지점이 너무 많다. 만약 현실에서 정부·여당이 야당보다 잘못한 일이 많다면 부정적인 기사의 양이 당연히 더 많을 것 아닌가. 최소한 실제 언론사가 생산한 기사의 경향성과 포털의 경향성을 비교해봐야 하는 이유다.

혹자가 여의도연구원 연구 결과를 놓고 정부·여당이 야당보다 정말 잘못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가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뭐라 할까? 혹시라도 정부·여당의 잘못이 많아도 그래서 언론사들의 정부·여당 비판기사가 많아도 포털은 비판기사를 야당과 동일하게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을 새누리당이 하고 있다면 이는 역으로 포털이 편향적으로 편집권을 행사하라는 뜻이다.


포털 네이버·다음 편향 보고서 논란과 연구팀 입장 _경향DB


또 지금 정부와 여당은 스스로를 일심동체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 여당인 것은 맞지만 우리 헌정은 분명 3권분립을 전제로 하고 있고 여당은 국회를 구성하는 정당으로서 정부의 잘못된 점에 대해 비판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독립적인 존재다. 그런데도 정부에 대한 비판 역시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으로 동일시하는 인식이 올바른지 의문이다. 이상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실제 여당이 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고 있음을 고려해서 합쳐 따진다 하더라도, 국민의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시행의 주체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야당에 대한 그것보다 월등히 많은 것은 일반적인 경향 아닐까? 하물며 여당에 대한 기사까지 합쳤다면 그 양은 비교할 가치조차 없을 것이다. 또다시 포털이 편집권을 악용하여 인위적으로 기계적 균형을 맞추라는 주장인가?

외려 일각에서는 포털이 과도하게 중립적이어서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비판적 기사보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틈새를 뚫고 솟아 오른 부정적 제목의 기사가 그만큼이나 된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여 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어야 한다. 그게 저널리즘의 기본이다. 따라서 언론이 중립적이라면 그 자체가 편향적인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기울어진 현실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통해 편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받는 포털에 좀더 편향적이 되어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포털이 지나치게 기계적 중립을 지키려는 경향성을 띠는 것은 어쩌면 새누리당의 압박에서 비롯한 측면이 있다. 새누리당은 2006년부터 지방선거, 총선, 대선을 앞두고는 네이버나 다음의 임원들을 국정감사장에 불러내거나 선관위에 조사 의뢰하는 등 압박을 해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뉴스 어뷰징 등 다른 측면에서 비판받고 있는 포털에 대한 대중들의 부정적인 인식에 편승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회의 소통 체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 하고 있다. 공당으로서 정당의 이익을 추구할 수는 있으나 그것이 국가의 이익에 우선하는 것은 명백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김서중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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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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