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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2일 지면기사-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1848)에 등장하는 이 말은 노동자 단결과 연대를 상징하는 구호가 됐다. 그러나 노동자의 단결이 인간 기본권으로 존중받기까지에는 7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단결권을 포함한 노동3권을 성문으로 규정한 것은 독일 바이마르헌법이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제헌헌법부터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헌법에 명시했다.

단결권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는 권리다. 노동3권 가운데 으뜸권리다. 단결권이 있어야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노동조합 결성은 많지 않다. 노동자의 각성이 전제돼야 하고, 자본가의 방해와 견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980년대 중반까지 15%를 밑돌다가 노동자대투쟁 이후 급증해 1989년 18.6%로 정점에 올랐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며 한때 10% 이하로 떨어진 적도 있다. 

엊그제 민주노총이 지난 4월 기준 소속 조합원이 101만4845명을 기록하며 10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조합원 100만명은 1995년 출범 이후 24년 만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촛불항쟁 이후 급증했다. 2017년 이후 975개 사업장에서 22만명이 새로 가입했다. 놀라운 성장세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조합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1946년 설립 이후 72년 만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잇따라 100만 기록을 세우면서 노총 조합원 200만 시대가 열렸다.

노조 결성이 늘고 있다지만, 갈 길은 멀다. 조직률 11%대다. 대만(33.2%), 영국(23.2%)보다 크게 낮고 일본(17.1%)에도 미치지 못한다(2016년 기준). 노조 구성도 불균형적이다. 조합원은 대부분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으로, 보호받아야 할 취약 노동자는 배제돼 있다. 최근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가입률은 2.8% 수준이다.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의 단결권 보장이 시급하다. 양대 노총은 200만 시대에 걸맞은 위상을 갖춰야 한다. 노동자 권익 보호뿐 아니라 다른 소수계층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파행 중인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조운찬 논설위원 sid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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