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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여적]방탈출카페

경향 신문 2020. 1. 29. 10:42

방탈출카페는 숨겨진 단서를 찾고 추리해 문제를 풀어, 문이 잠긴 방에서 탈출하는 게임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빠져나오면 성공이다. 시간 기록 깨는 재미도 쏠쏠하고, 함께 협력하며 스릴을 즐길 수 있어 친구, 연인,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다. 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주말과 휴일엔 몇주 후까지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다. 2015년 서울 홍대 앞에 국내 첫 업소가 생긴 후 지난해 말에는 전국에 약 400곳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유행하고 있는데, 이를 소재로 한 영화(<이스케이프 룸>)까지 나올 만큼 인기를 몰고 있다.

영화 <이스케이프 룸> 포스터. 소니 픽처스 제공

그런데 방탈출카페는 유사시엔 위험한 곳이 될 수도 있다. 인화성 물질이 가득하고, 구조는 미로처럼 복잡하다. 방이 닫힌 상태인 데다, 내부사진 유출 문제 때문에 휴대폰 소지도 금지돼 외부 연락도 어렵다. 책임을 물을 관할부처도 없다.

정부가 28일 방탈출카페나 키즈카페 같은 신종카페와 감성주점, 스크린체육시설 등을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다중이용업소로 지정되면 스프링클러 등 화재안전 설비를 갖춰야 하고, 내부 피난통로 확보와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소방안전교육 등이 의무화된다. 현재는 일반음식점과 목욕장, 영화관, 노래방 등 23개 업종이 다중이용업소로 지정돼 있다.

지금이라도 포함됐으니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각 업소들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 거의 확실한데도, 처음부터 다중이용업소에 포함되지 않고 이제껏 각종 규정과 관리에서 비켜나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문제가 생긴 후 또는 문제가 될 것 같은 시점에서야 예외적으로 법 적용 리스트 지정을 늘려가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등록시점부터 자동적으로 안전관리 규정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맞는가. 지난해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 광주의 한 감성주점에서 구조물이 붕괴되며 2명이 사망하고, 외국인 선수들도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초엔 폴란드의 한 방탈출카페에서 생일 파티를 하던 10대 소녀 5명이 화재에 목숨을 잃었다. 다중이용업소는 한번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크다. 아슬아슬함은 게임에서나 찾는 것이어야지, 실제 상황으로 이어져선 안된다.

<송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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