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극한 슬픔이나 위기, 기쁨의 순간 부르는 이름이다. 만들어진 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엄마’라는 이름에 원초적이고 절대적인 힘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엄마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자칭 애국보수 시민단체 ‘엄마부대’는 2013년 발족 이후 여러 모습으로 활동해왔다. 세월호 참사, 통진당 해산, 전교조 법외노조화, 한·일 위안부 합의 등 굵직한 이슈들이 불거질 때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어버이연합’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손과 발이 되어 활동했다. 이 단체 주옥순 대표는 2016년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 딸이 위안부 할머니와 같은 피해를 당했더라도 일본을 용서할 것이다”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여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2018년에는 허위사실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라고 발언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회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같은 시간에 더불어민주당원이 평화의소녀상 옆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2017년 9월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돼 활동하기도 한 그의 현재 직함은 유튜브 ‘엄마방송’ 채널 진행자다. 구독자 수가 15만명이 넘는다.

엄마부대가 최근 지향하는 가치와 정반대의 ‘친일 정체성’을 드러냈다. 주 대표는 지난 1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수상님, 저희의 지도자가 무력해서, 무지해서 한·일관계의 그 모든 것을 파기한 것에 대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하면서 “일본 파이팅”을 외쳤다고 한다. MBC 탐사보도 프로 <스트레이트>의 보도다. 그는 지난 6일 ‘엄마방송’에서 “일본은 우리를 도와주는 나라”라며 “과거 식민지배는 있었지만 우리에게 해준 게 많다”고 주장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그동안 애국보수를 참칭한 세력이 사랑한 나라가 일본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폭염 속에서 여론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무엇보다 ‘모성’과는 동떨어진 활동을 해온 이들이 엄마라는 이름을 단체명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분노하는 목소리가 많다. ‘국민 모욕죄’ ‘엄마 사칭죄’로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 엄마부대는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며 누구의 엄마란 말인가.

<송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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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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