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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여적]우주 관광

경향 신문 2020. 6. 1. 14:19

1961년 4월12일.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상 302㎞ 우주에 다다랐다. “지구는 아름답고 푸른빛을 띠고 있다”고 교신했다. 1시간48분간 지구 상공을 일주한 뒤 귀환했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이다. 미국의 아폴로 11호는 1969년 7월20일 달에 도착했다. 사상 처음으로 달을 밟은 닐 암스트롱은 “한 인간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겐 거대한 도약”이라는 말을 남겼다. 미지의 우주는 인류의 가장 큰 의문이자 오랜 탐구 대상이다. 그래서 직접 가서 보고 싶어 했고, 그 꿈을 이루려는 시도가 쉼없이 이어졌다.

‘우주 여행’은 2001년 4월 미국의 60세 억만장자 데니스 티토가 처음 했다. 2000만달러(260억원)를 흔쾌히 내고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탔다.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고 8일 가까이 우주에 머물며 지구 위를 128바퀴 돈 뒤 돌아왔다. 세계 최초로 자비로 민간인 우주 관광객 1호가 된 그는 “어릴 적 꿈을 마침내 이뤘다”며 흡족해했다. 이후 2009년까지 6명이 더 개인 우주 관광을 다녀왔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우주를 향한 꿈이 창대하다. 2002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창립해 민간 우주기업 시대를 열었다. 정부 주도였던 우주선 소유·개발·운영에 직접 나선 것이다. 상업용 유인우주선, 달 탐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화성 진출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2024년에는 승객 100명을 태워 화성 우주 관광을 시작하고 50년 안에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게 목표라고 한다. 실현 가능한 것을 꿈꾸는 게 아니라, 먼저 상상해놓고 실현 방법을 찾는 게 머스크 방식이다.

‘스페이스X’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우주정거장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우주 관광 시대의 본격 개막이라 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이르면 내년 2분기에 관광객 3명을 태워보낼 계획인데 그중 1명은 이미 예약을 마쳤다고 한다. 지나친 상업화 우려도 있지만, 우주를 향한 도전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가 아닌가.” 칼 세이건의 말이다.

<차준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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