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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동숭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친정엄마와 2박3일>은 2009년 초연 후 약 21만명이 관람한 연극이다. 명문대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한 딸이 정읍에 홀로 살고 있는 친정엄마를 방문해 펼치는 가슴시린 내용에 모녀 관객의 눈물이 마르질 않는다.
연극배우 손숙은 1999년 자신의 이름을 붙인 <손숙의 어머니>를 정동극장에서 초연하며, 주최 측과 이 작품을 20년 동안 공연하겠다고 계약했다. 이후 <손숙의 어머니>는 러시아 타칸카극장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한국 어머니의 인내와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는 또 연극 <엄마를 부탁해>에선 살가운 ‘엄마’였고, 1인극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선 눈물겨운 ‘어머니’였다.
어머니 역의 원조는 박정자 연극배우이다. 1964년 이대생이던 그는 <피의 결혼>에 어머니로 출연한 후 50년 동안 자식을 품고 아파하는 어머니로 사랑받았다. 1991년 초연된 2인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에서도 그는 딸과의 사랑과 갈등을 통해 모녀의 의미를 되새겨주었다.
2007년부터 영화와 연극, 뮤지컬로 공연된 <친정엄마>에선 국가대표급 엄마들인 고두심, 강부자, 나문희, 김수미, 김해숙이 친정엄마의 강인한 정신과 끝없는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출처: 경향DB)
‘친정엄마’는 부를수록 눈물 나는 그리움의 풍경이다. 구조 신호를 보내면 달려오는 ‘응급대원’이다.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제2의 모계사회가 되면서 ‘친정엄마’는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여권 신장과 함께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면서 노동력을 갖춘 친정어머니의 희생은 시대의 최고 덕목으로 꼽힌다. 아이가 생기면 친정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다. 친정엄마의 활약은 외손주를 돌보는 육아에서 단연 돋보인다.
엊그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친정어머니와 같이 사는 여성의 첫 아이 출산 확률이 동거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여성의 경우 ‘모신다’는 개념이 강해 양육을 청하기 쉽지 않고, 시모와의 갈등으로 임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 사이에선 전업주부 친정엄마가 최고의 조건에 속한다고 한다. 저출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 땅의 친정엄마들이 모두 전업주부가 돼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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