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표적이 된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는 공인일까, 사인(私人)일까. 대통령이 공인이라고, 국민의 세금으로 경호를 받는다고 그 가족도 당연히 공인에 해당하는가. 그렇다면 신변보호를 받는 증인도 공인으로 봐야 하지만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공인의 범위를 넓히려는 측에서는 그들의 명예나 프라이버시보다는 언론보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무기로 잡다한 사적 영역까지 감시와 검증의 이름으로 들여다보고 간섭하고 싶어 한다. 특히 언론은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공인의 사생활도 취재보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보면서 공인의 범위를 넓게 잡는다. 혹시 제기될지도 모르는 명예훼손 소송의 방어막을 치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예인과 프로 스포츠 선수 같은 유명인까지 공인으로 보는 것이다. 언론은 권력남용이나 부정부패의 파수꾼(watchdog)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은 후보자의 내밀한 영역인 병력이나 수술이력까지 들먹이며 공인으로서 감수해야 할 것처럼 의혹을 터트리고 언론은 이를 받아 지면을 장식했었다. 대중의 관심이나 흥미를 충족시켜야 하는 언론으로서는 언론보도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는 공인의 범주가 넓어야 좋다. 신랄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통한 여론형성 기능을 수행하려면 숨 쉴 공간이 넉넉해야 편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공간의 너비를 결정하는 공인 개념의 광폭이 그래서 중요하다. 

그렇다면 누가 공인인가. 전통적으로는 사전적 의미를 중시하여 고위 공직자를 공인이라고 불렀다. 저명한 사람도 공인에 포함시켜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다. 공적 인물이라는 용어도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인 개념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 연예인이 음주운전이나 마약, 성폭력 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 으레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사과하지만 연예인이 무슨 공인이냐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판례에서 사용하는 공적 인물이나 공인이라는 용어는 언론이나 일반인들의 언어용법 또는 인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연예인이나 뉴스 앵커 같은 유명인도 공인 내지 공적 인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적 관심사에 관한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 뉴스 가치가 있는 저명성이나 매체의 노출빈도에 근거하여 유명한 인물을 공인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들에게 공직자와 같은 공인으로서의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들의 사생활 영역을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 인물의 범주를 넓히면 넓힐수록 표현의 자유는 확장되지만 공적 관심사나 유명도라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표지 때문에 개인의 인격권이 침해될 소지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간혹 연예인이나 유명인 대해서는 과도한 언론의 자유가 발휘되지만, 정치적 책임과 공공성이 강조되어야 할 공인에 대해서는 과잉의 명예보호가 되는 역전현상도 나타난다.

공인이란 사회정의와 공익을 실현하고, 도덕적이고 정당한 공적 활동으로 국민의 귀감이 되어야 하는 존재다. 이들에 관한 정보는 공공성을 갖춘 것이므로 알권리에 포함되며 언론보도를 통한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공인 내지 공적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언론이나 일반인이 통상 인식하는 것처럼 공공의 관심사 또는 유명도를 기준으로 공적 인물이라는 범주에 포함시키더라도 그들에 관한 언론보도를 넓게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 단계에서의 범죄혐의 보도도 마찬가지로 공인보다는 제한적이어야 한다. 보도내용이 공적 관심 사안인지,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인지를 준별해야 한다. 공직자인 공인의 경우에도 내밀한 사적 영역이나 비밀영역에 속하는 사항은 보호받아야 한다. 이러한 영역에 속하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적법하려면 극히 예외적으로 정보공개의 이익이 더 커야 한다. 일반 대중의 정당한 관심사여야 하고, 그 공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그 표현 내용·방법 등이 적절해야 한다. 그래야 언론보도의 자유와 알권리가 개인의 인격권과 명예보다 우선시되는 것이다. 방송인, 유명 스포츠 선수, 뉴스앵커 같은 유명인과 연예인은 공직자인 공인과는 다르다. 그래서 제한적인 공적 인물이라는 개념으로 그들의 사적 공간이나 사생활을 공직자보다 더 넓게 보호하려 한다. 언론은 항상 알권리를 주장하지만 국민은 그들의 내밀한 사생활 영역까지 들여다보고 싶어 하진 않는다. 대통령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공직자인 대통령에 의해 공적 인물이 되었으므로 제한적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 설사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경호를 받고 또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대상이라고 하더라도 공인은 아니므로 개인정보와 사생활은 공직자보다 더 보호받아야 한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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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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