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여행 다큐에 몇 차례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멕시코에 가서는 열기구를 탔다. 이전에 터키 파묵칼레에서 열기구를 한번 타보기도 했는데,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은 한마디로 ‘째진다’. 매사추세츠에 사는 작가 댄 펜웰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88가지를 꼽는다. “댄스 강좌에 등록하라. 매일 8잔의 물을 마셔라. 헌책방에서 한나절을 보내라. 이웃을 위해 과자를 구워라. 단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꽃을 보내라. 한 가지 멋진 마술을 익혀라.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 카드를 써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라. 카메라를 지니고 다녀라.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라. 혼자 여행을 떠나라. 악기를 하나 배워라. 유머집을 한권 사서 외워라. 아이스크림 한통을 혼자 다 먹어라.” 뭐 이런 내용들. 그 가운데 “열기구를 타라!”는 순위도 있다. 다음은 열기구 조종사의 기도문. 어딘가 열기구 여행사 벽면에 적힌 글이란다. “바람이 그대를 부드럽게 반겨 주기를. 태양은 그대를 따듯한 손길로 축복해 주기를. 신이시여! 저 하늘 높이 또 안전하게 비행하도록 돕고, 다시 사랑스러운 대지의 품으로 되돌려 주시기를.” 


동네 할머니들은 비닐봉지도 아끼느라 빨아서 빨랫줄에 넌다. 가끔 빨래집게를 탈출한 검정 비닐봉지가 하늘을 비행한다. 유에프오의 등장에 송골매가 놀라서 뒷동산에 숨기 바쁨. 이렇게 더운 날은 헬륨 가스가 따로 필요 없어. 바람이 살짝만 불어 주면 모든 비닐봉지들이 하늘로 박차고 오를 기세. 요새 아이들은 풍선 가지고 노는 일도 드물다. 풍선을 주면 빵~ 터트리고 보는 재미. 흔하다보니 귀함을 몰라. 우리는 만년 어린 왕자. 동심에 가득 차서 하늘을 꿈꾼다. 열불이 나면 열기구. 이열치열 열기구. 열심히 산 자여 열기구를 타라. 우울증이 심한 자 열기구를 타라. 예수 재림을 믿는 자 열기구를 타라. 혼잡한 전깃줄을 피해 땅에 돌아오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알아야 한다. 뭐 한 가지 꼭 해봐야지 벼르고 살면, 삶이 되게 온온해지더라.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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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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