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을 비롯해 더위의 기록을 새롭게 쓴 올여름 폭염은 결국 ‘재난’으로 분류되었다. 인류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보도도 부쩍 늘었다. 그래도 아직 사람들은 ‘이번’ 여름을 어떻게 넘길지, ‘이번’ 더위는 언제 수그러들지에 훨씬 관심이 크다. 지금 당장을 견디기도 힘든데 아직 보이지도 않는 미래에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선지, 올여름 일본 정부의 폭염 대책은 에어컨을 최대한 사용하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은 상시적인 자연재난이고 냉방기기 사용은 국민의 기본적 복지라며,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에어컨은 더위 자체를 없애거나 완화하지는 못한다. 에어컨은 이쪽에서 흡수한 열을 저쪽으로 배출할 뿐이다. 그래서 안쪽은 시원해지고 바깥쪽은 더워진다. 작년에 이어 올여름도 서울의 어느 수녀원에서 지내고 있다. 수녀원 건물은 뉴타운이 들어서면서 아파트로 포위되었다. 아파트 베란다는 모두 수녀원을 향해 있고, 거기에 놓인 수백대의 에어컨 실외기는 마치 ‘폭염방사기’처럼 수녀원 건물을 겨누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에어컨으로 서로에게 열을 뿜으며 여름을 나고 있다. ‘부분’은 시원해지지만 ‘전체’는 더워진다. 게다가 에어컨 가동은 전기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니, 결국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그렇게 ‘전체’는 더 더워진다. 당장 견디기 힘들어 쓰기는 하지만, 에어컨은 쓰면 쓸수록 폭염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냉방의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이 없는 밖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폭최고기온을 비롯해 더위의 기록을 새롭게 쓴 올여름 폭염은 결국 ‘재난’으로 분류되었다. 인류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보도도 부쩍 늘었다. 그래도 아직 사람들은 ‘이번’ 여름을 어떻게 넘길지, ‘이번’ 더위는 언제 수그러들지에 훨씬 관심이 크다. 지금 당장을 견디기도 힘든데 아직 보이지도 않는 미래에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선지, 올여름 일본 정부의 폭염 대책은 에어컨을 최대한 사용하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은 상시적인 자연재난이고 냉방기기 사용은 국민의 기본적 복지라며,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에어컨은 더위 자체를 없애거나 완화하지는 못한다. 에어컨은 이쪽에서 흡수한 열을 저쪽으로 배출할 뿐이다. 그래서 안쪽은 시원해지고 바깥쪽은 더워진다. 작년에 이어 올여름도 서울의 어느 수녀원에서 지내고 있다. 수녀원 건물은 뉴타운이 들어서면서 아파트로 포위되었다. 아파트 베란다는 모두 수녀원을 향해 있고, 거기에 놓인 수백대의 에어컨 실외기는 마치 ‘폭염방사기’처럼 수녀원 건물을 겨누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에어컨으로 서로에게 열을 뿜으며 여름을 나고 있다. ‘부분’은 시원해지지만 ‘전체’는 더워진다. 게다가 에어컨 가동은 전기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니, 결국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그렇게 ‘전체’는 더 더워진다. 당장 견디기 힘들어 쓰기는 하지만, 에어컨은 쓰면 쓸수록 폭염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냉방의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이 없는 밖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폭염 노동은 그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사람의 몫이 된다. 원한다고 모두 에어컨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원하는 만큼 냉방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폭염에 일조하는 에너지를 훨씬 적게 소비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폭염 피해는 훨씬 더 많이 받는다. 다른 자연환경 피해와 마찬가지로 폭염 피해도 평등하지 않다.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 되면 현재의 불평등은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다. ‘설국열차’가 현실이 되는 상상을 해본다. 살려면, 철저한 차별과 억압이 지배하는 ‘열국열차’라도 올라타야 한다. 열차 바깥은 열기 가득한,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재난으로 분류된 폭염은 ‘시대의 징표’이기도 하다. 올여름 폭염은 지금까지 우리가 누리고 좇아온 삶이 지속 가능하지도,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음을 보여준다. 살려면 뿌리부터 변하라고 요청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엔 이미 늦었을지 모른다는 비관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폭염의 교훈과 요청에 응답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아진다면, 희망을 놓기엔 이르다. 아직 전력을 다해보진 않았으니. 사람들이 이번 폭염으로 지구온난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이라도 실감했다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인가, 더위의 기세가 살짝 수그러드는 조짐이 반가우면서도, 행여나 폭염의 고통을 잊어버릴까, 걱정도 된다.

수녀원이 북한산 아래에 있어, 오후에 틈날 때면 산에 들었다. 산속도 덥지만 산 아래와는 다르다. 산을 오르면 땀이 비오듯 흘러도, 잠시만 걸음을 멈추면 어느새 더위가 수그러든다. 견딜 만하다. 가끔 스쳐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이 주는 청량감이란. 나무는 뿌리에서 끌어올린 수분을 잎을 통해 기화하며 주위의 열을 흡수한단다. 숲은 자기 바깥쪽을 시원하게 해주는 실외기 없는 완벽한 에어컨이다. 자연이 거저 주는 보물 같은 선물이다. 폭염 대비라는 측면에서도 스키장이나 골프장을 만든다고, 도로를 확장한다고, 숲을 훼손하는 일은 자연의 선물을 걷어차는 어리석은 짓이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이 옳은 법이다. 인간은 자연의 흐름을 따를 때 행복해지고, 거스를 때 불행해진다. 폭염이 재난이 된 요즘은 더욱 그렇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염 노동은 그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사람의 몫이 된다. 원한다고 모두 에어컨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원하는 만큼 냉방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폭염에 일조하는 에너지를 훨씬 적게 소비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폭염 피해는 훨씬 더 많이 받는다. 다른 자연환경 피해와 마찬가지로 폭염 피해도 평등하지 않다.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 되면 현재의 불평등은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다. ‘설국열차’가 현실이 되는 상상을 해본다. 살려면, 철저한 차별과 억압이 지배하는 ‘열국열차’라도 올라타야 한다. 열차 바깥은 열기 가득한,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재난으로 분류된 폭염은 ‘시대의 징표’이기도 하다. 올여름 폭염은 지금까지 우리가 누리고 좇아온 삶이 지속 가능하지도,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음을 보여준다. 살려면 뿌리부터 변하라고 요청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엔 이미 늦었을지 모른다는 비관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폭염의 교훈과 요청에 응답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아진다면, 희망을 놓기엔 이르다. 아직 전력을 다해보진 않았으니. 사람들이 이번 폭염으로 지구온난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이라도 실감했다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인가, 더위의 기세가 살짝 수그러드는 조짐이 반가우면서도, 행여나 폭염의 고통을 잊어버릴까, 걱정도 된다.

수녀원이 북한산 아래에 있어, 오후에 틈날 때면 산에 들었다. 산속도 덥지만 산 아래와는 다르다. 산을 오르면 땀이 비오듯 흘러도, 잠시만 걸음을 멈추면 어느새 더위가 수그러든다. 견딜 만하다. 가끔 스쳐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이 주는 청량감이란. 나무는 뿌리에서 끌어올린 수분을 잎을 통해 기화하며 주위의 열을 흡수한단다. 숲은 자기 바깥쪽을 시원하게 해주는 실외기 없는 완벽한 에어컨이다. 자연이 거저 주는 보물 같은 선물이다. 폭염 대비라는 측면에서도 스키장이나 골프장을 만든다고, 도로를 확장한다고, 숲을 훼손하는 일은 자연의 선물을 걷어차는 어리석은 짓이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이 옳은 법이다. 인간은 자연의 흐름을 따를 때 행복해지고, 거스를 때 불행해진다. 폭염이 재난이 된 요즘은 더욱 그렇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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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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