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사는 나라 건설에 동감하고 지지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러한 나라를 건설하는가이다. 문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극복하고 소외된 새로운 사회세력에 권리와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권한 없이는 불가능하다. 균형발전도 본질적으로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소득과 자원을 지방으로 이전 재분배하는 것인데 이 역시 강력한 리더십의 뒷받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지방정부는 지역 내 토호집단 등 유력 집단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이 때문에 지방분권이 소수집단이나 사회적 약자의 권익옹호에 오히려 더 취약할 수 있다. 분권화된 정부하에서 빈곤계층을 위한 지원이 힘들어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소외집단에 대한 관심 정도는 국가적 차원의 리더십에 의해 좌우되었다. 강력한 중앙정부가 사회통합이나 사회연대, 평등 실현 등 사회적 가치들을 실현해 나가는 데 더 유리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은 위험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소황제’로 통한다. 영호남 지역에서는 같은 정당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아 견제와 균형의 원리도 무너졌다. 지방의회 다수파를 장악한 단체장은 인사와 예산권은 물론 이제 경찰권마저 손에 넣고 토호세력과 함께 지방패권을 영속화하려 들지도 모른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더라도 서울과 경기에서 먼저 시행해본 후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성로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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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