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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이 칼럼을 시작할 때, 쓰려고 마음먹은 주제가 있었다. “세상이 이렇게 달라진다고 하니, 이렇게 대응하면 어떨까?” 변화를 맞아 창작자가 살아남는 방법에 관해서였다. 그런데 몇 편 쓰지도 않았는데 변화가 또 찾아왔다. 코로나19 이야기다.

그동안 쓴 내용은 이랬다. 첫째, 창작물을 제값 받고 팔기는 힘든 세상이 됐다. 둘째, 그러니 창작물 값 대신 창작자의 몸값을 올리는 편이 낫다. 셋째, 몸값이 오르면 강연이나 공연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가수라면 공연 다닐 준비를 해두는 편이 좋을 거다. 남은 건 그것밖에 없으니까.” 데이비드 보위가 한 말이라고 한다(역시 멋지다). 아무튼 세 번째가 지금 문제다.

나는 종이책 시대에 데뷔를 했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가 됐다. 창작과 강연을 병행하면 버틸 만했다. 그런데 세상이 또 변해 비대면 시대가 됐다. 앞으로는 전처럼 강연을 다니기 어렵다는 소리다. 올해 내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겠다. 1·2월은 강연을 했다. 코로나 확산 때문에 3·4·5월 강연은 취소되었다. 6·7월 강연, 재확산으로 8·9월 취소. 10월 말과 11월에 강연 일정은 잡았는데, 그때가 되어봐야 안다. 자영업자분들만 하겠느냐마는 일할 기회 절반이 사라진 셈이다. 올해만 이럴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새로운 일상이 되리라는 예측도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비대면 시대에 내가 눈여겨보는 움직임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온라인 교육이다. 몇 해 전까지 나는 미술을 배우러 홍대입구에, 코딩을 배우러 강남역에 다니곤 했다. 요즘은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홍보도 할인도 공격적이라 놀랐다. 교육 서비스를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많이 몰린다는 의미일 터다. 다음으로 온라인 판매다. 작품을 만든 후 팔 수도 있고 만들기 전에 펀딩부터 할 수도 있다. 한편 역발상도 가능하다. 한 달 내내 화상회의만 하던 사람은 오프라인 대면이 그립지 않을까? 이럴 때일수록 트레바리 같은 모임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

어쨌거나 팬데믹의 시대에도 창작자가 먹고살 길은 있을 터이다. 그렇다고 미래가 장밋빛은 아닐 것 같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도 아직 적응하는 중인데, 비대면 시대에도 적응해야 한다. 밀린 숙제가 갑절로 늘었다. 그뿐이 아니다. 창작은 해도해도 새로운 일이다. 식상한 작품을 내놓으면 안 된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세 배가 되어버린 셈이다. 참신한 창작물을 만들고, 그러면서 창작자로서 내 몸값도 올리고, 오프라인 강연 대신 무엇을 할지도 궁리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자신이 없는데, 나도 참 큰일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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