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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능이 끝나고 대입 결과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하는 시기, 다시 교육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어느 때부터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입시, 그것도 대입과 등치되어 버렸다. 교육은 우리 국민 최대 관심사 중 하나지만, 교육이 화두가 되면 정시냐, 수시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주를 이룬다. 무엇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실종된 지 오래다. 

며칠 전 유엔환경계획(UNEP)은 ‘온실가스 격차 보고서’를 통해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이대로 둔다면 금세기 말 3.2도가량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하고 광범위한 기후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혁명기보다 1도가량 높아졌다. 파리협정을 통해 2도 이내로, 더 노력해서 1.5도 이내로 제한하자고 전 세계가 합의했지만, 갈 길이 멀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별로 많지 않다는 거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일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런 청소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기후위기에 대해 제대로 알거나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기후변화만 문제가 아니다. 미세먼지도 심각하고 폐기물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예전 공해가 심각했을 때는 대부분 산업체가 문제였고 몇몇 기업과 공장을 규제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폐기물 문제는 산업체 책임이 크고 정부 역할이 중요하지만 일반시민 모두가 관여되어 있다.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다. 무엇이 왜 문제인지 알고 해결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그렇기에 ‘환경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 환경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학교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전등 끄기, 마스크 쓰기 등 필요한 행동수칙을 잘 알려주고 있단다. 환경교육은 그런 것만이 아니다. ‘환경소양’을 갖춘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발생 원인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문제가 현세대의 여러 집단과 지역에, 더 나아가 미래 세대와 다른 생물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을 넘어 사회적인 해결방안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 수용성이 높아져 필요한 비용도 기꺼이 부담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중등학교 환경교과 선택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07년 20.6%에서 2018년에는 고작 8.4%에 불과했다. 그나마 환경교과 선택 학교에서도 84%가 환경전공자가 아닌 타 교과 교사인 상치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09년 이후 단 한 명의 환경교사 신규 임용이 없었다. 전문지식을 가진 환경교사가 환경교과를 가르쳐야 한다고 하면 교육부, 교육청, 학교는 한결같이 말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야 할 과목이 너무 많아서 환경교육까지 할 틈이 없다고. 하지만 이제 환경소양은 환경위기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으로, 학생 선택에만 맡겨두는 것은 공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최근 ‘환경교육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학교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 반기문 위원장은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교육부 장관을 만나 기후환경 교과과정을 건의하겠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교육이 대입을 위해서만 존재해서는 곤란하다. 교육은 미래 시민 양성을 위해 마땅히 국가가 해야 할 공공적 임무다. 환경교육은 이제 생존과 연결되어 있다. 교육 당국은 지구 상황과 세계적인 흐름을 주시하고, 학교 환경교육의 책임자로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 학교 환경교육은 교육부의 의무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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