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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7) 정글에 던져진 교육

최민영·임지선기자

한국 교육에 신자유주의적 요소가 도입된 것은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신자유주의’는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웃 중국이 저렴한 임금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며 한국의 수출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공산품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졌다. 한국정부는 이에 정보기술(IT)산업 및 서비스산업을 위주로 하는 국가인재 전략으로 교육체제 개편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95년 ‘5·31 교육개혁안’이다.

95년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가 발표한 이 계획의 핵심은 ‘경쟁’과 ‘수월성’이다. 쉽게 말해 엘리트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입안자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이 개혁안에 정통하다. 당시 KDI 연구원으로 교육개혁위원회에 참여한 이 차관은 ‘교육 개혁이 왜 필요했나’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을 길러내야 21세기 세계경제에서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아이디어였고 반발도 많았습니다. 지난 10년간 개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적극적인 개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교육제도의 변화는 한국의 경제·고용 구조를 반영한다. 정부가 집중하는 IT산업이나 고소득 서비스업은 특성상 소수 고급 인력, 말하자면 개성과 창의성을 갖춘 ‘다품종 소량생산’을 요구한다. 이는 바꿔 말하자면 97년 금융위기 체제를 거치면서 국내에 굳어진 ‘고용없는 성장’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이전에는 신발·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비롯해 중공업, 전기전자산업 등이 고용창출의 주된 역할을 담당했으나 현재는 젊은이들이 취업할 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제품 품질을 보장해야 했기 때문에 ‘대중교육’ ‘평준화 교육’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교육 방향을 담은 5·31 교육개혁안은 지난 10년간 민주화 세력 집권기에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줄곧 추진돼왔다. 외국어고교가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도 김대중 및 노무현 정부 기간이었다. 보수성향의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분화·전문화된 정도가 지난 10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방향은 결국 공교육 강화를 위한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국가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자사고 및 국제중 등 특수한 학교가 특정계층 위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교육이 ‘부의 세습’ 도구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교육이 공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는 논리에는 반론이 거세다. 중앙대 교육학과 강태중 교수는 “선택을 허용하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비용과 정보를 갖춘 계층만 더 나은 교육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의 공공성이 훼손될 뿐 아니라, 소득에 따른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건 단순한 교육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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