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3.14 [문화와 삶]나경원의 희극
  2. 2019.03.13 [사설]색깔론에 비방으로 가득 찬 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연설에서 대통령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비유했다. 영상자료를 보니 문제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였다.

이 대목에서 나 원내대표는 일부러 또박또박 한 단어 한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발언이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이미 짐작했던 것이며 혹시라도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지 못할까 봐 확실히 해두기 위해 주의를 환기시키며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던 것이다. 이 발언에 항의하는 의원들을 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살짝 고개를 돌리는 장면도 보았다.

절로 웃음이 났다.

연설의 이 대목에는 비유법 가운데 과장, 은유, 인유 등이 사용되었는데 북에 대한 태도를 문제 삼아 시비를 걸던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이제는’이라고 했다는 점에서, 마치 지금까지는 전혀 비난하지 않았는데 마침내 참을 수 없게 되었다는 식으로 과장했고, 마찬가지로 ‘낯 뜨거운 이야기’ 운운하는 부분 역시 한결같이 현 대통령을 비난해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과장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과장법은 의도적인 왜곡이지만 아쉽게도 수사학 혹은 비유법에 왜곡이라는 분류항은 없다.

또한 대통령을 수석대변인과 동일시했으므로 은유법인 셈이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으므로 인유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또박또박 말하는 방식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점층법을 사용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더 있지만 각설하고 짧은 문장에서 여러 비유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이 대목이 세심하게 기획되었음을 뜻한다. 예상된 반응에 비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는 제스처도 기획된 것이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어떤 식으로 어조를 유지해야 할지, 예상되는 반응에 어떤 제스처를 취하며 대응해야 할지, 사후에 용이하게 발뺌을 하려면 인유를 사용하는 게 나을지 등 여러모로 고심했을 노고가 눈에 보인다.

다양한 비유법을 동원한 이유는 물론 그게 거짓말임을, 밑도 끝도 없이 옹호하거나 대변한 적 없다는 걸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고골의 말이 떠올랐다. 고골의 희곡 <검찰관>은 1836년 4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특히 보수파에 큰 충격을 주면서 격론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고골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인지 혹은 자신의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실망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러시아를 떠나 외국에 체류했고 40대 중반에 우울증, 정신분열 등으로 고통받으며 끔찍하게 죽었다. 고골은 이 작품의 창작 동기를 “러시아에 존재하던 추악한 것과 모든 종류의 불의를 한데 엮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리게 해보자”는 거였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바탕 웃음, 바로 이게 고골의 남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창작에서 동기보다 중요한 건 무엇이 한바탕 웃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인 듯하다. 고골은 지인에게 보낸 다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거짓말한다는 것은 진리를 말할 때에만 나올 법한 진리에 가까운 어조로 자연스럽고 순진하게 거짓을 말함을 뜻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거짓말이 가지는 희극적인 모든 것이 있다.”

태연함과 순진함을 가장한 거짓말, 이미 간파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간파당할 수 없다는 듯이 진실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기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고골이 하지 않은 말을 하나 덧붙이고 싶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진실을 대면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거짓말은 홀로 솟아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외면하거나 은폐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하다. 나 원내대표가 대면한 적 있던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손홍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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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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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도 했다. 연설에선 ‘좌파정권’이란 말만 5차례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석에서는 삿대질과 고성이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여야 의원들끼리 몸싸움까지 벌이는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나 원내대표는 도를 넘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위헌” “먹튀정권, 욜로정권, 막장정권”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연설이 아니라 저주에 가깝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정치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의원이 아니라 시민을 상대로 한 연설이다. 그러자면 그에 걸맞은 품격이 따라야 한다. 2015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은 상대 당으로부터도 보수의 지평을 넓혔다는 극찬을 받았다. 나 원내대표의 ‘네거티브 연설’은 건강한 보수를 기대해 온 시민들을 실망시켰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을 나오며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주먹을 쥐고 손을 들어올리며 웃고 있다(위 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나 원내대표 연설에 항의하며 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아래). 연합뉴스·권호욱 선임기자

연설 중엔 ‘초당적 경제원탁회의’ ‘국론통일을 위한 7자회담’ 등 정부·여당이 경청할 만한 대목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제안들도 거칠고 자극적인 표현에 다 묻혔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취임하며 “반대정당이 아닌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연설은 그런 다짐과는 정반대였다. 민주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윤리위 회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거꾸로 연설을 방해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처음 개원한 3월 임시국회는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당은 지난 2월 전당대회 때부터 마치 릴레이를 하듯이 저급한 색깔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아침 회의 때마다 ‘좌파정권’이란 말을 달고 산다. 아마 이날 연설도 이런 당내 극우화 기류에 최근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이 어우러져 나왔을 것이다. 험한 말을 골라 쓴다고 야당성이 부각되는 게 아니다. 한국당이 지난 대선·지방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한 건 케케묵은 색깔론, 막무가내식 반대로 중도층의 외면을 받았던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보면 수권정당이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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